ADVERTISEMENT

중등교육-「출세주의」서 벗어나야 한다|크리스천 아카데미-「정상화를 위한 대안」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중등교육이 안고 있는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본래의 목표와 유리된 현재의 교육실태를 전인교육이 가능토록 개혁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전국규모의 교사·학부모협의회 설치 ▲국어·영어·수학·교련과목의 이수단위 및 학력고사배정 하향조정 등이 제시됐다.
이는 크리스천아카데미가 중등교육문제해결을 위해 최근 서울아카데미하우스에서 주최한 「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안」이라는 주제의 대화모임에서 발표된 것.
첫 번째 발제에 나선 한명희 교수(동국대·교육학)는 「교육의 철학적 모순과 인식의 전환」을 통해 『중등교육의 목표는 많으나 이들은 장식품의 기능에서 벗어나지 못해 교육의 철학적 원칙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례로 중등교육에서 학생은 누구나 평등한 학습권을 갖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고교의 경우 대학입시에 급급한 나머지 전체학생의 25%인 「입시성공학생」(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의 학생) 에게만 교육내용과 교육 행정적·심리적 지원을 쏟고 나머지 75%의 학생은 관심권 밖에서 완전히 방치됨으로써 사실상 학습권이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
『선생님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로 대변되는 오늘날 중등학생들의 생활은 학교교육의 시공간적 확대로 자연스런 생활경험의 장이 없어지고 있으며, 가정교육 부재현상을 유발시키는 부작용을 빚기조차 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오늘날 교육을 통해 배우는 가치관은 협동 대신 경쟁이고 국가의식·공동체의식 대신 개인주의와 이기심이며, 사회의식 대신 출세주의』라고 지적하고 교육적 시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한준상 교수(연세대·교육학)는 「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개선책」을 통해 지금까지 대화모임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을 6개 분야로 나눠 정책적 실행안을 제시했다.
그는 학교민주화 개선방안으로 「쌍방적 의사소통」을 원칙으로 ▲학교에서의 체벌금지 ▲각급 학교에 교사·학부모협의회를 두고 전국규모의 학부모협의기구를 설치해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학교교육에 반영 ▲교사들에게 정당가입 및 단결권·단체교섭권을 허용하고 단체교섭 결렬시에 대비한 강제성 중재기구의 설치·운영 ▲교장임기제 실시 등을 제안했다.
또 문교행정 및 교육재정 개선방안으로서 ▲정부조직법을 개정, 문교부의 실장·국장·과장·담당관을 교육공무원 중에서 임명할 수 있게 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인건비와 학교 운영비를 사립학교법인에 교부금으로 교부하며 ▲현행 학군제도 재조정을 위한 고교평준화평가연구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교육과정의 구조 및 운영개선방안으로 ▲고등학교의 경우 현행 12단위의 교련과목 이수단위를 축소할 것 ▲국어·영어·수학은 현행 수업단위수를 유지하되 과목당 10단위는 공동필수로, 나머지는 학생선택으로 개편할 것 ▲현행 대입학력고사에서 국어(23.4%) 영어(18.7%) 수학(17.2%)이 점유하고 있는 비율을 4.3%를 낮춰 55% 선으로 조정하고 국어·영어·수학을 별도의 입시과목으로 선택할 경우 선택과목에 가산점을 줄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 ▲교육평가방식에서 객관식대 주관식 비율을 30대70으로 조정할 것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학비지원책 실시 ▲일정수 이상의 대학졸업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이상의 기업에 인력활용세를 부과하고 그 기금은 대학교육향상에 활용할 것 등도 제안했다. <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