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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수확하는 가을향 국산 귤 품종 효자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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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가 개발한 가을향 감귤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최근 제주도가 개발한 가을향 감귤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기존 만감류(완전히 익혀 수확하는 감귤류)를 교배해 가을철 수확할 수 있는 새로운 감귤 품종(가을향)이 제주에서 개발됐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지난달 18일 국립종자원에 감귤 ‘교잡육종’으로 처음 개발한 만감류 ‘가을향’을 품종보호 출원했다고 4일 밝혔다. 가을철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감귤이란 의미로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만감류 중 이른편인 11월 수확시기 장점 #기존 황금향·레드향 장점 물려받아 주목

이 품종은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교잡육종으로 처음 개발한 제주형 감귤이다. 교잡육종은 가까운 종 사이에 들어 있는 유용한 유전자를 교배해 기존 품종이 지니는 특성보다 우수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제주도는 2011년부터 감귤 교잡육종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의 유명 만감류인 레드향과 황금향을 교잡했다. 황금향을 모본으로 레드향을 부본으로 교배했다. 이후 일반 온주밀감에 이를 이식해 지난 2015년 최초의 열매가 달렸다.

가을향의 완전 착색은 10월 하순, 수확 시기는 11월 중순경이다. 과실 무게는 200g 내외, 당도는 13브릭스에 산함량 0.8% 이하다. 황금향보다 껍질을 벗기기 쉽고 당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제주도가 최근 개발한 가을향 감귤의 단면.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주도가 최근 개발한 가을향 감귤의 단면. [사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제주도가 자체 감귤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최근 일본이 자국 종자의 보호권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측은 자국 만감류 ‘아스미’와 '미하야' 2개 품종을 지난해 1월 우리 정부에 ‘품종보호’ 출원했다.

품종보호 등록은 일종의 특허권으로, 신품종 개발자는 최대 25년간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통상 2년 4개월이 지나면 등록 여부가 결정되는데,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임시보호권이 발동돼 종자(묘목 등)의 판매가 금지된다.

농촌진흥청도 국산품종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11월 하순부터 수확되는 '하례조생'이 대표적이다. 하례조생은 이미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신맛이 적고 당도(10.7브릭스)가 높아 일찍 출하가 가능해 농가에서 인기를 끌며 최근 묘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개발된 윈터프린스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당도는 12브릭스 내외로 달콤하고 과즙이 많으며 식감이 부드럽다. 최근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작은 감귤 ‘미니향’도 개발돼 ‘따먹는 관상용 감귤’이라는 컨셉으로 주목받고 있다.

좌창숙 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아열대연구과장은 “올해부터 가을향 묘목 8000그루를 육성한 후 농가 실증재배를 거쳐 보급할 것”이라며 “2022년까지 제주형 감귤 3품종을 추가 육성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제주지역 감귤 재배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은 올해 감귤 재배면적은 지난해(2만119ha)와 비슷한 2만ha 수준으로 예측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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