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 이순자 발언…김병준 “아내가 남편에 대해 한 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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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 [연합뉴스 ]

지난 2011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 [연합뉴스 ]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칭한 것과 관련,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내가 남편에 관해 얘기한 것”이라며 “논쟁을 벌일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3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아내가 남편에 관해 한 얘기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은) 공직을 떠난 분이고 부부간에 남편에 대한 평가를 크게 문제 삼을 계제가 되는지”라면서 “자식이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내가 남편 이야기하고, 아버지가 자식 얘기하는 것인데 (문제를 삼기에) 극소한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1일 한 인터넷 보수매체와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각 정당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거망동 말라, 국민이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일궈낸 ‘민주주의’라는 네 글자 마저 농락하지 말라”며 “범죄자들과 그 비호세력의 세 치 혀에서 나온 말들이 피해자의 상처를 다시 할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노영관 상근부대변인도 “국민을 상대로 온갖 만행을 자행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일말의 반성도 없이 변함없는 뻔뻔함은 다를 자가 없음이 분명하다”며 “함부로 민주주의 운운하지 말라. 참회와 속죄로 성실히 재판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도 논평에서 “용납할 수 없는 작태”라며 “5·18 진상규명에 앞장서서 협조해도 모자랄 판에 5·18 단체들과 광주시민을 정면으로 모욕했다”고 규탄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자기 최면도 이만하면 병”이라며 “전씨는 광주를 생지옥으로 만든 학살자다. 그 죄가 인정돼 1997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지금 그의 운신이 자유로운 것은 그가 무죄여서가 아니다. 운 좋게 사면 받았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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