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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원짜리를 팔아? 눈길 가는 자금성 기념품들

중앙일보

입력

더 이상 높아질 데도 없는 듯한 고궁의 위상이 이젠 전통 시대의 황제를 버금가는 듯 하다. 24일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올 한 해에 1천 700만 명의 관광객이 고궁박물원에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역대 최대 수치다. 또한 광밍일보가 주관하는 “2018 중국 문화산업부분 올해의 인물” 100인 후보 중 유일한 박물관장으로 고궁박물원 단지샹(单霁翔)관장이 선정되기도 했다.

고궁박물관 기념품 5년전부터 티몰서 판매 #고급스런 디자인과 품질로 인기몰이 중 #

출시 후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고궁 굿즈나 최근에 핫한 고궁카페를 보면,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도 고궁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하는 것 같다. 추운 바깥 날씨에 따뜻한 방에서 랜선으로나마 고궁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톈마오(天猫, T-MALL)에 입점한 고궁 굿즈샵을 둘러보는 것이다.

ⓒ고궁굿즈샵 티몰

ⓒ고궁굿즈샵 티몰

고궁 굿즈는 2008년 설립된 고궁문화창의센터가 설립된 데서 시작됐다. 2013년 타이베이 고궁박물관에서 판매한 “짐은 알고있다”고 쓰인 종이테이프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베이징 고궁박물관은 고궁 굿즈의 시장성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고궁 기념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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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는 톈마오에 고궁박물원굿즈샵(故宫博物院文创旗舰店)이 입점했고, 온· 오프라인에서의 고궁 굿즈는 2013년 6억 위안(979.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 고궁 굿즈 산업은 매년 발전을 거듭하여 2016년 매출액은 10억 위안, 2018년 현재는 15억 위안을 넘어섰다. 톈마오에서의 매출(2017년 기준)은 5천만 위안(81.6억 원)에 달한다.

「고궁 소확행 노트」

ⓒ고궁굿즈샵 티몰

ⓒ고궁굿즈샵 티몰

이 가로 13센티, 세로 18센티미터의 작은 노트는 티몰 고궁굿즈샵에서 총 40280권이 팔린 고궁 굿즈 인터넷몰의 베스트 아이템이다. ‘85년 이후 출생한, 직장인 여성이 퇴근 후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감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고궁을 스케치한다’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노트다. 상세한 스케치와 깔끔한 채색으로 멋스러운 고궁의 이미지를 살리고 자유롭게 노니는 고양이 이미지를 그려넣어 ‘소확행’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표현했다. 가격은 49위안, 한화 8000원 정도로 그냥 노트 한권이라면 비싸게 느껴지지만, 말 그대로 소소한 행복을 얻기엔 아깝지 않은 가격이다.

「홍복이 깃드는 팔찌」

ⓒ고궁굿즈샵 티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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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색으로 불리며 일반인들은 함부로 쓸 수 없었던 황금색과, 당당함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붉은 색 실로 만든 팔찌. 현재 기준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아이템이다. 홍복이란 큰 행복을 뜻하는 말로, 중국 궁중 사극에서 아랫사람이 존귀한 신분의 윗사람을 축복할 때 “홍복을 누리소서”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수공예 제품으로 금실과 붉은 실을 꼼꼼하게 엮어 만들어진 이 실팔찌는 궁중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아이템으로, 그리고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2월 14일, 칭런제(情人節 발렌타인데이)에 남자친구나 애인에게 팔찌를 채워주는 관습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은 69위안, 약 1만 1천원이다.

「구름 위를 노니는 흰 학이 그려진 일기장」

ⓒ고궁굿즈샵 티몰

ⓒ고궁굿즈샵 티몰

소확행 노트는 속지에 선이 없는 스케치용 노트였다면, ‘흰학 노트’는 선이 있는 간단한 메모장이자 일기장이다. 옛 청나라 후궁들의 옷 중 남색 비단 위에 흰 학과 구름이 수놓은 것에서 따왔다. 학과 구름은 장수와 상서로움을 뜻하며, 이러한 바람이 그대로 그려진 노트는 현재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상품이다.(현재 네 번째 많이 팔린 제품인 열쇠고리와 백개 남짓을 앞서서,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노트의 겉면과 속지의 우아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 뿐만 아니라, 구름 모양의 유리구슬 고정끈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가격은 49위안이다.

「좋은 징조를 나타내는 동물이 그려진 캔버스백」

ⓒ고궁굿즈샵 티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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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굿즈는 출시된 시기가 조금씩 다르기에 판매량에도 차이가 있다. ‘길조 캔버스백’은 판매량 순으로는 Top 3 안에 들지 않지만, 현재 가장 사람들의 ‘장바구니’에 많이 담겨있어 앞으로 높은 판매량을 예측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해당 캔버스백은 두 종류인데 하나는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의 가지와 층층이 나는 학, 또 하나는 출렁이는 물결과 황금색의 물고기 문양이다. 소나무와 학은 상서로움과 순조로움, 장수와 평안을 상징하며 물결과 물고기는 기쁜일과 풍요로움이 가득함, 그리고 용으로 승천하는 물고기(출세, 성공)를 나타낸다. 96위안인 이 가방은 고풍스러운 디자인뿐만 아니라 테블릿 PC와 책 등을 충분히 수납할 수 있는 실용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듯 하다.

「관음보살의 위엄이 깃든 백자 불상」

ⓒ고궁굿즈샵 티몰

ⓒ고궁굿즈샵 티몰

고궁 굿즈 중 가장 비싼 아이템은 뭘까. 바로 가로 15센티, 세로 48센티의 백자 관음불상이다. 눈을 다소곳이 감고 위엄있게 바다를 건너는 모습의 이 백자불상의 가격은 무려 26800위안, 한화 436만원이다. 가격이 높은 만큼 3개월, 6개월, 12개월 할부 결제가 가능하다. 이 불상은 중앙공예미술학원(中央工艺美术学院, 1999년 칭화대미술학원으로 편입됐다)출신의 도예가이자 2006년 “중국 수집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예 장인”의 칭호를 받은 옌송류(颜松柳) 선생이 제작한 것으로, 그의 친필 인증서가 함께 제공된다.

400만원대의 물건을 인터넷으로 파는 것도 신기한데, 이미 산 사람도 있다니 더욱 놀랍다. 190개 한정인 이 상품은 현재까지 총 2개가 팔렸다. 온라인샵 하단에는 인증된 구매자의 “아주 섬세하다”, “잘 만들어져서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달려있다.

차이나랩 조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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