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적 거부 카쇼기 체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세계적 갑부「아드난·카쇼기」(53)가 18일 스위스 베른의 한 호텔에서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스위스 경찰은 필리핀「마르코스」전 대통령의 뉴욕 부동산 불법매입과 필리핀 국립 박물관 소장 미술품 불법거래와 관련, 미국 당국의 수사협조 요청에 협력, 「카쇼기」를 체포했으며 조만간 그를 미국당국에 신병 인도할 예정이다.
「카쇼기」는 60, 70년대의 세계 무기 시장에서 브로커로 활약, 그의 재산 40억여 달러를 대부분 무기거래에서 벌어들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사의 아들로 태어난「카쇼기」는 이집트의 빅토리아대 수학 때 사귄「파이잘」전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후세인」요르단 국왕 등과의 친분을 이용해 60, 70년대 중동 석유 값 인상과 이지역 군사력 확장 계기를 타고 미 군수업체들과 중동국가들을 연결하는 중개업을 통해 큰돈을 벌었다.
「카쇼기」는 지난 64년 미 록히드사의 허큘리스 수송기를 사우디에 판매하는 거래에 참여, 커미션만 1억9백만 달러를 받는 등 그의 무기 거래상으로서의 규모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왔었다.
하루 생활비 25만 달러로 추정되는「카쇼기」의 갑부로서의 호화생활은 3천만 달러 짜리 뉴욕 아파트를 비롯, 파리·몬테칼로 등에 12채의 저택을 갖고 있으며 호화 요트 및 3대의 전용제트기, 1백대의 고급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78년 한국에도 투자, 대한방직과 50대50으로 아시아 종합 금융을 설립했다가 모두 처분, 35억워의 차액을 챙기고 한국에서 떠남으로써 국내에서도 화제에 올랐었다.「카쇼기」의 축재 비결은 이익의 절반을 파티 등 손님 접대에 투자, 다음 사업에 대비하는 전형적 브로커형. 따라서 그는 미·유럽의 이름난 정계·재계·연예계 인사들과 친분을 맺으며 국제적 인물로 부상했다.
「카쇼기」는 지난 80년 영국 태생 첫번째 부인「소라야」로부터 25억 달러의 이혼 위자료 청구 제소로 다시 세계의 화제가 됐다. 그는 사업을 위해서는 미인계 등 갖가지 수단을 동원,「세계의 거부」및 무기 거래상으로서「죽음의 상인」이라는 호칭 외에「세계적 사기꾼」이라는 별명도 함께 갖고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세계 석유가가 하락하고 사우디 등 중동 각국 정부가「카쇼기」를 젖히고 직접 미 군수업체와 접촉하면서 그의 사업은 사양길을 걷고 있다.
「카쇼기」의 이번 체포는 그가 필리핀 국립 박물관 소장으로 알려진「마르코스」의 고가 미술품을 소유하는 등「마르코스」와의 관계가 초점이다.<진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