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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학생 철야 시위|경찰동원 강제해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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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 AP·AFP·로이터=연합】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호요방) 의 사망이후연일 추모집회와 시외를 벌여오던 북경의 학생·시민 중 일부는 18일 밤부터 19일 새벽까지 공산당 본부와 정부 청사들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에서 민주화와 부패 추방을 요구하는 철야농성을 벌이다 출동한 2천명의 경찰에 의해 이날 새벽4시15분쯤 강제 해산됐다.
목격자들은 이날 경찰이 철야농성을 벌인 약2천명의 학생들을 기습, 해산시켰으나 폭력사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이같은 시위는 2년 전 보수파의 반격과 호의 당 총 서기직 박탈을 초래한 시위이래 최대규모의 정치 시위이며 이날 경찰의 강제 해산은 지난15일 호요방 사망 이후 연 나흘째 시위에 대해 당국이 공권력을 사용한 최초의 조치다.
이보다 앞서 북경의 시민과 대학생 3천여명은 18일 천안문 광장에 집결, 호의 사망을 애도했으며 대표 몇 명은 인민 대회장 안으로 들어가 ▲자유주의 운동 탄압철회 ▲언론자유 보장 ▲학자금 지원확대 ▲비관영 신문의 발행허용 ▲시위 제한 철폐 등 7개항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이 이같은 요구사항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약 8천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당과 정부 지도자들의 사무실이 있는 중남해로 몰려가 정문을 돌파하려고 시도했으나 경비대의 저지로 실패하자 약 3천명이 길가에 연좌,『이붕 나오라, 이붕 나오라』고 소리치고 국가를 합창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5월4일로 5·4운동 70주년을 맞게 되는 시점에서 대학생들의 이같은 대규모 시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데 북경 정법대학의 한 학생은『우리는 70년 전처럼 정부를 전복하러 나선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고『당시에는 정부가 전복돼야 할만큼 부패했었으나 지금 우리는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는 현 정부를 지지하나 이 정부가 정책을 변화하고 개선할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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