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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존스 VS 5년 전 설욕 벼르는 구스타프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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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신경전을 벌인 존스와 구스타프손. [AP=연합뉴스]

지난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신경전을 벌인 존스와 구스타프손. [AP=연합뉴스]

말썽꾸러기 존 존스(31·미국)이 다시 챔피언 벨트를 차지할까. 아니면 알렉산더 구스타프손(31·스웨덴)이 5년 전 패배를 설욕할까. 라이트헤비급 왕좌를 걸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

UFC 라이트헤비급(92.99㎏) 랭킹 1위 존스와 2위 구스타프손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열리는 'UFC 232'에서 격돌한다. 헤비급 챔피언까지 차지한 기존 챔피언 대니얼 코미어(미국)가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내려놓으면서 이 경기 승자는 새로운 챔피언이 된다.

존스는 천재 파이터다. 2008년 종합격투기(MMA)에 뛰어든 이후 넉 달 만에 UFC에 입성했다. 타격과 레슬링 모두 최정상급인 존스는 2011년 3월 마우리시오 쇼군을 꺾고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MMA 데뷔한 지 겨우 3년도 되지 않아서였다. 존스는 이후 퀸튼 잭슨, 료토 마치다, 라샤드 에반스, 대니얼 코미어 등을 꺾고 8번이나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통산 전적은 24전 22승(9KO, 7서브미션), 1패 1무효. 194㎝로 라이트헤비급에서 큰 키인 데다 팔도 길기 때문이다. 존스의 윙스팬(두 팔을 벌린 길이)은 216㎝나 된다.

2016년 약물 검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존 존스. [AP=연합뉴스]

2016년 약물 검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존 존스. [AP=연합뉴스]

하지만 존스에겐 '악동'이란 별명이 더 어울린다. 엄청난 실력을 보유했지만 '사고뭉치'란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앤소니 존슨과의 타이틀전을 앞두고 임산부에 대한 뺑소니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챔피언 타이틀을 뺏겼다. UFC 200에선 코미어와의 재격돌하기로 했으나 USADA(미국반도핑기구)가 금지약물검사 규정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출전을 취소시켰다. 존스는 성기능 강화제 때문이라고 해명했고, USADA는 1년으로 징계를 낮췄다.

존스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이뤄진 코미어와 대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챔피언 벨트는 존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스테로이드 계열인 튜리나볼이 검출돼 경기가 무효처리된 것이다. 존스는 "어떻게 약물 성분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경기 기간 외의 약물검사는 모두 통과했다. 검사에 적발된 건 한 차례뿐"이라고 호소했다. 결국 최대 4년까지 이뤄질 수 있었던 징계는 15개월로 경감됐다.

징계 해제 뒤 결정된 구스타프손과의 경기를 앞두고도 사고가 일어났다. 도핑 테스트에서 미량이지만 튜리나볼이 검출된 것이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경기 출전을 막았고,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급기야 6일 전에 경기장소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잉글우드로 바꿨다. 미리 티켓을 산 팬들의 반발이 쏟아졌지만 이벤트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존스와 대결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구스타프손. [AP=연합뉴스]

존스와 대결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을 드러낸 구스타프손. [AP=연합뉴스]

UFC는 경기장소를 옮기기 전 구스타프손에게 의사를 물었다. 내년 3월로 일정을 미루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구스타프손은 자신있게 경기장소 이전을 수락했다. 구스타프손은 "존스가 로켓 연료를 마시고 온다고 해도 KO로 끝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만년 2인자' 이미지가 강했던 그에겐 이번이야말로 마지막 챔피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구스타프손은 존스에게 갚아줄 빚도 있다. 5년 전 타이틀전에서 한 차례 패했기 때문이다. 구스타프손은 2013년 9월 UFC 166에서 심판전원 일치 판정패(48-47, 48-47, 49-46)했다. 하지만 스코어에서도 드러나듯 선전을 펼쳤다. 1라운드에선 존스를 쓰러뜨렸고, 다리 부상을 당했음에도 마지막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존스마저도 "이런 경기는 정말 오랜만"이라며 구스타프손의 실력을 인정했다.

2013년 한 차례 맞붙었던 존스와 구스타프손. 존스가 3-0 판정승을 거뒀다. [AP=연합뉴스]

2013년 한 차례 맞붙었던 존스와 구스타프손. 존스가 3-0 판정승을 거뒀다. [AP=연합뉴스]

복서 출신인 구스타프손은 196㎝로 존스보다 키가 크다. 팔길이(206㎝)는 존스보다 짧지만 아웃복싱 기술은 존스 못잖다. 레슬링 실력도 좋은 편이다. 존스가 최초로 테이크다운을 허용한 상대가 바로 구스타프손이다. 둘의 경기는 메인이벤트로 치러진다.

UFC 232 코메인이벤트는 여성 페더급(65.77㎏) 챔피언 크리스 사이보그(33·브라질)와 밴텀급(61.23㎏)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30·브라질)의 타이틀전이다. 이 경기는 사이보그의 페더급 타이틀 3차 방어전으로 치러진다. 도전자인 누네스가 이긴다면 UFC 여성 선수로는 최초로 동시 두 체급을 석권하게 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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