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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새 명물…공사 순조 피라미드 쓰레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높이 1백66m, 면적 1백70만평방m, 처리용량 5천만t.
오는 2005년 뉴욕시 외곽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거대한 매립식 쓰레기처리장이 등장,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게 된다.
매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뉴욕시의 쓰레기를 소화하게 될 이 맘모스 쓰레기처리장은 피라미드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 바닥에서부터 꼭대기까지는 나선형으로 된 2차선 포장도로가 연결되어 있고 쓰레기에서 나오는 폐수를 처리, 운반할 수 있게끔 단단한 파이프가 묻혀 있다.
이미 4Om까지 공사가 진행된 이 처리장은 규모에 있어서 메가톤급이라 이집트의 피라미드들도 왜소해 보이게 할 정도. 이집트 피라미드 중 20년동안 10만명이나 동원, 2백30만개의 사암이 소요된 「쿠푸」왕의 피라미드도 이 피라미드형 쓰레기처리장앞에는 조족지혈이다.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인 에펠탑 역시 높이는 이 쓰레기처리장보다 훨씬 높지만 덩치로 보나 무게로 보나 「범앞의 하룻강아지」격이다.
다가오는 21세기에 이 피라미드형 쓰레기처리장이 완성될 경우 이 처리장은 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뉴욕의 마천루들을 무색하게 만들 것으로 보이며 거의 2백년동안 뉴욕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온 「자유의 여신상」의 콧대를 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새로 건설되는 이 대규모 피라미드형 쓰레기처리장은 뉴욕시의 고질적인 쓰레기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하지만 독특한 모양과 규모로 보아 앞으로 새로운 뉴욕의 명물로서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뉴욕시 당국은 당초 계획을 약간 수정, 이 처리장을 공원화하는 문제도 고려중이다.시당국은 이 처리장의 경사를 4O도로 하여 등반가들로 하여금 새로운 모험심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대규모 쓰레기처리장을 둘러싸고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바다경관을 해친다는 여론이 높다.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큼지막히 자리잡은 이 처리장은 뉴욕시내나 뉴저지주의 높은 빌eld에서 보면 사실 커다란 괴물로 보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욕항 부근의 구릉들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바다경관에 크게 해 될 것은 없다는 것이 시당국자들의 얘기다. 뉴욕시 당국자들에 의하면 이 처리장이 완공될 경우 스테이튼 아일랜드 주민들에게 위락장을 하나 제공하게 되므로 오히려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온다고 한다.
또 한가지는 이 쓰레기처리장 공사는 사실상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뉴욕시는 그동안 쓰레기처리 문체로 골치를 앓아왔는데 쓰레기의 고체처리에만 의존해 왔다는 것. 지난 51년에도 이미 이 문제가 거론됐었으나 당시 관계자들은 「이상적인 발상」이라며 일축했었다. <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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