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일자리 76만개, 5대 그룹 직원수 맞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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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해 벤처기업 종사자 수는 76만여 명으로 삼성·현대차 등 5대 그룹 임직원 총합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총 225조원으로 조사됐다.

삼성·현대차·LG·롯데·SK 75만명 #작년 벤처 2059곳 직원이 더 많아 #총매출도 225조, 삼성전자에 육박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말 기준 벤처기업에 속한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및 고용 상황을 분석한 ‘2018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벤처기업 3만5187개 중 2059개 표본을 추출해 올해 8월~10월에 분석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분석결과 벤처기업 종사자 수는 총 76만2856명으로 삼성·현대차·LG·롯데·SK 등 5대 그룹 종사자(75만 600명)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는 21.7명으로 전년(20.8명) 대비 4.3% 증가했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225조2753억원으로 추산됐으며, 평균 매출은 64억200만원으로 전년(58억8000만원) 대비 8.9% 늘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 239조5000억여 원과 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 실장은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벤처기업들이 매출과 고용 측면에서 제 몫을 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기업의 업종은 기계·제조·자동차 분야가 25.4%로 가장 많았다. 음식료·섬유·금속이 22.8%, 소프트웨어 개발이 10.8%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절반 가까운 47.7%가 몰려 있다. 벤처기업의 평균 업력은 11년이었다. 또 벤처기업 창업 당시 창업주의 연령대는 40대가 44.8%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30대(38.8%), 50대(11.7%), 20대(2.9%) 순으로 조사됐다. 영업형태는 자체유통망에 의한 직접 영업이 72.0%로 가장 많았고, 홈쇼핑 등 전문 유통기관 채널을 이용하는 비율은 3.9%에 그쳤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3.5%로 나타났다. 전년(2.9%)보다 늘어난 수치다. 기업당 산업재산권 보유 건수는 8.7건으로 집계됐다. 회사 주력제품의 기술수준 평가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 응답한 벤처기업은 5.9%였으며, 국내 최고 또는 그 이상이라 답한 벤처기업은 43.5%였다.

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 거래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간 거래에서 불공정거래 경험 여부를 물었더니 대기업과 거래에서 5.3%가 불공정한 거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년에는 13.1%가 불공정거래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대기업 1·2차 벤더와 중소·벤처기업과 거래했을 때 불공정 거래 경험 비율도 각각 11.4%에서 4.1%, 11.3%에서 3.9%로 줄었다. 최원영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과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 관련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기업이 겪은 어려움으로는 자금운용 부분이 74.6%로 가장 높았다. 또 인력운용(63.1%)과 국내 판로개척(51.8%)에서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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