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파괴’ 트럼프…7살 어린이에게 “아직도 산타를 믿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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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4일 백악관에서 어린이들과 전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4일 백악관에서 어린이들과 전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린이들과 통화하면서 산타의 존재를 의심하는 발언을 해 동심에 상처를 줬다고 BBC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에서 어린이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1955년 이후 매년 12월 24일밤 산타클로스를 추적해 온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임무’에 동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어린이들과 통화하는 상황은 휴스턴 크로니클의 워싱턴DC 주재 기자인 케빈 디아즈의 현장 취재를 통해 공개됐다.

디아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콜맨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이와 전화 연결된 뒤 이런 이야기들을 건넸다.

“안녕, 콜맨이니? 메리 크리스마스. 잘 지내니? 몇 살이니? 학교는 잘 다니고? 아직도 산타를 믿니?”

“7살이면 그만 믿을만 하지 않니, 그렇지?”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말에 콜맨이 어떻게 답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또 산타의 존재라는 것이 논쟁을 넘어서는 것인데도 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질문을 했는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어린이들과의 전화 통화는 따뜻한 인사로 별 탈 없이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BBC는 이 기사의 말미에 산타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매우 많다며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 멕시코·핀란드 등에서 촬영된 산타클로스의 사진들을 소개했다.

24일 핀란드 에스푸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남성이 가정을 방문해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4일 핀란드 에스푸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남성이 가정을 방문해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3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마을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남성들이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3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마을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남성들이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한편 NORAD의 산타 추적은 1955년 12월 24일 당시 한 어린이가 잘못 건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콜로라도주의 한 백화점이 신문에 산타 전화번호를 소개하는 광고를 냈고, 백화점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건 어린이는 번호가 잘못 기재된 통에 NORAD의 전신인 콜로라도스프링스방공사령부(CORAD)로 전화를 건 것이다.

엉뚱한 전화를 받게 된 당시 사령부의 해리 숍 대령은 산타가 어디쯤 와 있는지 묻는 아이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레이더를 보니까 산타는 지금 북극에서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냉전 시대 구소련에 대항해 영공감시 임무를 맡고 있던 사령부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 추적 ‘부업’을 시작한 계기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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