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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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영국 정치가「B·디즈레일리」는 이런 말을 했다.
『나이 16세에 진보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심장이 없는 사람이고, 나이 60세에 보수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석뇌가 없는 사람이다』미국은 요즘 60세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처럼 보수주의 물결에 둥둥 떠있다. 80년대 대통령으로「레이건」할아버지를 뽑고 나서 그 물결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근착 뉴스위크지는 미국의 90년대를 이끌 보수주의자들의 족보를 벌써 소개했다. 신보수주의자(Neo Cons) 의 대표선수로 뽑힌 사람은「J·커크패트릭」.「카터」민주당 정권과 「레이건」공화당 정권 아래서 유엔대사를 지낸 여장부다.
그의 보수성을 드러내 보이는 가장 대표적인 주장은 독재 국가와 미국의 관계를 정의한 내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우익 군사정권이라도 미국에 우호적인 나라는 지지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었다.
90년대의 미국 경제를 이끌 이코노 보수주의자(Econo Cons)는 18세기 케케묵은 경제학자 「애덤.스미스」가 뽑혔다. 그의 핵심적 경제 이론에 따르면 국가는 각 개인의 이기적 경제활동은 자유로이 내버려두고, 다만 국방, 사법, 공공사업과 시설을 유지하는 야경적 임무에만 그 활동을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쾌적하고 행복한 사회의 조건으로 이타심, 상호애, 자비심을 제시한 모럴리스트이기도 하다.
미국의 보수주의 물결은 50년대「R·태프트」의원(공화)에서부터 작되어 60년대의「G·워터」, 70∼80년대의「R·레이건」으로, 다시「부시」 대통령으로 맥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철학자「J·S·밀」의 말을 빌리면 보수주의자는『꼭 어리숙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어리숙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미국 철학자「윌·듀랜트」는『변화를 거부하는 보수주의자는 변화를 요구하는 급진주의자와 마찬가지로 가치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역시 미국 철학자「에머슨」은 누구나 저녁을 먹고 나면 보수주의자가 된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보수주의자들은 어떤가. 지금 우리는「저녁 식사 전」의 상황인가, 아니면 그 저녁거리를 위해 다투고 있는 상황인가.
보수주의자의 큰형 격인「아이젠하워」전 미국 대통령은 일찍이 이런 말을 남겼다.『길의 한가운데는 언제나 쓸모가 있다. 길의 양 옆, 극좌나 극우는 시궁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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