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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 국회서 눈물흘린 고 김용균 어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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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화력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씨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경록 기자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고 김용균 씨 모친 김미숙 씨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경록 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4일 국회를 찾았다. 여야 당 대표 면담과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서 '김용균법' 통과를 호소한 김 씨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김미숙 씨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미숙 씨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씨는 먼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2년 전에 우리가 법안을 내놓고 통과시키지 못해 용균이를 보냈다"면서 "12월만큼은 반드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씨는 "우리처럼 없는 사람들은 인권도 무시되도록 법이 만들어져 있다. 우리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인데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용균이를, 동료들을 살려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미숙 씨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위원의 안내를 받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미숙 씨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위원의 안내를 받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김 씨는 관련 법안을 논의 중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회의장도 찾았다. 김 씨는 고용노동소위 개회 전 임이자 고용노동소위원장을 만나 “이번에 관련법이 제대로 만들어져서, 통과돼야 한다고 본다”며 “남아있는 용균이 또래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오늘 해결 안 되면 안 되는 거다? 절대 그렇지 않다”며 “기간을 못 박는 것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국회의원도 사람인지라 시간이 걸린다.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법 심사하면서 어머니 마음 잘 새겨듣고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며 “‘오늘 아니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지 말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김미숙 씨와 면담을 마친 뒤 격려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김미숙 씨와 면담을 마친 뒤 격려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소위 회의장을 빠져나온 김 씨는 더불어민주당을 찾았다. 김 씨와 만난 이해찬 대표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법안을 개정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라면서 “26일 정부와도 다시 협의해서 가능한 한 빨리 법 개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나라 기업이라면 어느 기업보다 낫겠지’하고 보냈는데 실제는 아니었다. 작업현장을 보고 너무 놀랐고 처참했다”면서 “조금이라도 아이에 관심을 뒀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자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실상을 모르는 국민이 너무 많다. 알았다면 누구도 그런 곳에 자녀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앞장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미숙 씨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와 만났다. 손 대표는 ’정부 법안이 방대해서 검토가 필요해 오늘내일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들었다“며 ’한국당이 반대를 하고 있어 입법이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뉴스1]

김미숙 씨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와 만났다. 손 대표는 ’정부 법안이 방대해서 검토가 필요해 오늘내일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들었다“며 ’한국당이 반대를 하고 있어 입법이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뉴스1]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오른쪽)이 김미숙씨와 면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비대위원장과 면담한 김 씨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김경록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오른쪽)이 김미숙씨와 면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비대위원장과 면담한 김 씨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김경록 기자

김 씨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런 문제를 일일이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정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법 전체를 개정하느냐, 부분 개정하느냐를 놓고 국회 안에서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이 문제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우리 사회 안전성을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포토사오정] #고 김용균 모친 국회 찾아 '김용균 법' 통과 호소 #여·야 대표 찾아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만들어주세요"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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