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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답방 무산에도…‘김정은 환영’ 거리행진 나선 백두칭송위

중앙일보

입력

백두칭송위원회(백두칭송위)가 23일 서울 대학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영행진을 했다. [뉴스1]

백두칭송위원회(백두칭송위)가 23일 서울 대학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영행진을 했다. [뉴스1]

백두칭송위원회(백두칭송위)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행진을 벌였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무산된 뒤 열린 행사라 이를 지켜보던 거리 시민들은 다소 신기한 듯 이들을 바라봤다.

일부 시민들은 “젊은이들 정신 차려야한다”, “말도 안되는 일” 등이라 말하며 거부감을 표하는 한편, 일부는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하는 거래” “저래도 괜찮은가?” 등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나왔다. 또 “잘한다”며 응원하는 시민도 일부 있었다.

백두칭송위 대학생 40여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사전대회를 연 뒤 대학로 일대를 돌며 김 위원장 환영행진을 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평양 방문 당시에 환영받았던 것처럼, 서울시민들도 김 위원장을 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올해가 1주일 정도 남았지만 김 위원장의 연내 방문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연내가 아니더라도 1~2월에 방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김 위원장의 조속한 서울 답방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이들은 마로니에공원~대학로거리~혜화역1번출구~대명거리~혜화역3번출구를 돌며 환영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행진 내내 진달래꽃을 흔들며 ”저희는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하는 대학생들입니다“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대명거리에 도착한 이들은 북한 노래인 ‘반갑습니다’ 노래에 맞춰 준비한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회원들은 “서울방문 환영해요!” “평화통일 이룩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김정은 위원장님 서울방문 환영”을 글자별로 큼지막하게 인쇄한 손팻말을 들고 대학로 일대를 행진했다. 몇몇 회원은 한반도기 아래 “김정은 위원장님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몸에 둘렀다.

이들을 지켜보던 시민 이모(60ㆍ여)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위원장을 환영하다니 미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전쟁을 겪어보았느냐. 젊은이들이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연인과 함께 혜화동에 나온 권모(28)씨는 “평화도 좋지만 아직은 남과 북은 분단된 상태인데, 김 위원장을 칭송하는 것은 좀 이르지 않나”고 물었다. 혜화동에 거주한다는 김모(68)씨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좋은 일”이라며 “남북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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