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으로 향하는 친박계의 눈…친박계의 구원자 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적 쇄신이 일단락 되자 당 소속 의원들의 시선이 서서히 황교안 전 총리쪽으로 쏠리고 있다. 아직 장외에 있지만 당의 차기 당권구도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인사여서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금융경제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금융경제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왜 새 당 대표가 중요한가=한국당은 15일 현역 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했다. 곽상도 의원 외에는 별다른 항의없이 마무리됐다. 다음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가 뽑히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의원이 많아서다. 다음 총선 공천권은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를 단행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내년 2월 전당대회 때 선출된 새 지도부가 행사한다.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홍문종 의원은 “새로운 지도부가 이제 총선을 치러야 될 분들이고, 그분들이 이제 앞으로 더 나아가서 대선에 관해서 나름대로 우리 당의 중요한 결정들을 하실 분이기 때문에 그때 에너지를 쏟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당대회 나설까=전당대회 후보군은 일단 친박계ㆍ잔류파에서는 현역의원으로는 김진태ㆍ심재철·정우택 의원이, 원외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가 거론된다. 비박계ㆍ복당파에서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 주호영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건 황교안 전 총리의 행보다. 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주로 황 전 총리와 접촉을 해왔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 입당이나 전당대회 출마 등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황 전 총리와 가까운 한국당의 한 인사는 “최근에 만나보니 보수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확고하지만 전당대회 도전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 같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으니 (전당대회 출마에) 등을 떠밀거나, 출마하지 않으려면 확실히 멈추라고 조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15일 김무성ㆍ최경환ㆍ홍문종ㆍ김용태ㆍ윤상현 의원 등 현역의원 21명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거나 향후 공모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15일 김무성ㆍ최경환ㆍ홍문종ㆍ김용태ㆍ윤상현 의원 등 현역의원 21명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거나 향후 공모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황교안은 과연 친박의 구원자?=역대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는 여야 모두에게 상수였다. 자유한국당 역시 19대 총선 때는 ‘현역의원 25% 컷오프’를 앞세우며 144명 현역 의원 중 60명(불출마자 13명 포함)을 교체했다. 20대 총선 때도 의원 157명 중 65명 의원(불출마자 17명 포함)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한국당은 19대 국회와 20대 국회 때 모두 초선 비율이 51%, 37%였다.

이 때문에 설령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더라도 친박계를 포함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다음 지도부가 이번에 배제된 분들에 대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이미 대한민국 정치의 숲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다음 당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를 해야 대권이든 도전할 길이 열리게 된다. 대규모 인적쇄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 중진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많이 흔들리는만큼, 큰 변화보다는 안정된 당의 움직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