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1시 14분쯤 강원도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수능을 끝낸 남학생 10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3명은 사망했으며 나머지 7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18일 강원도 한 펜션에서 10명 사상자 발생
이날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사망한 학생들은 발견 당시 구토를 하거나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부상자들도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최근 수능 시험을 끝낸 남학생들로 보호자 동의로 단체 숙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약물 중독은 아니고 현장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며 “보일러 배관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말했다. 학생들을 후송한 119 이송 요원은 “펜션의 보일러 연통이 밖으로 빠져 있는 구조인데 거기에서 가스가 실외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중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 강릉 아산병원·고려병원·동인병원 등 사망자와 부상자를 후송한 뒤 고압 산소치료 시설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사망자 3명은 아산과 고려병원에 안치됐다.
경찰은 보일러 배관 등이 문제가 없었는지 펜션 주인과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장에 나간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번개탄 등은 없었다”며 “자살과 타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가 난 펜션(연면적 229.29㎡)은 2013년 10월 단독주택으로 지어진 뒤 이후 펜션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펜션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정신이 없어서 통화하기 어렵다. (원인은)초동 단계라 말씀드릴 수 없다. 나중에 정식적인 루트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강릉=박진호·위성욱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