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은 어떻게 최초로 300서브 기록을 세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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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주장 문성민(32·1m98㎝)이 V리그 사상 최초로 300서브 대기록을 달성했다.

문성민의 서브장면을 다중노출을 통해 연속동작으로 구성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문성민의 서브장면을 다중노출을 통해 연속동작으로 구성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문성민은 17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홈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2개를 성공하면서 서브 300개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0~11시즌부터 뛴 문성민은 9시즌, 총 257경기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10득점을 기록한 문성민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3-0(25-18 25-16 25-12)으로 이겼다. 승점 3을 추가한 현대캐피탈(승점 35)은 선두 대한항공(승점 36)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문성민이 넣는 서브의 위력은 대학 때부터 유명했다. 경기대 재학 중이던 2008년 문성민은 월드리그에 출전해 세계적인 강서버들을 제치고 서브 1위를 차지했다. 서브 스피드를 겨루는 V리그 올스타전 서브왕 콘테스트에서도 두 차례 우승했다.

문성민은 2016~17시즌에는 서브 전체 2위(세트당 평균 0.51개), 지난 시즌에는 서브 국내 1위(0.38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주전이 아닌 백업 역할을 맡으면서 서브 기록도 떨어졌다. 올해 16경기 46세트에 나와 서브는 110개를 시도해 9개를 성공시켰다. 세트당 평균 0.2개로 높지 않다. 그렇지만 중요할 때 그의 강서브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문성민은 "얼마 전부터 300서브 기록까지 2개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의식이 됐지만 자신이 있었다"며 "나이가 들면서 서브를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넣지 못하지만, 자신감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서브를 넣고 있는 모습. [사진 KOVO]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서브를 넣고 있는 모습. [사진 KOVO]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서브를 넣고 있는 모습. [사진 KOVO]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서브를 넣고 있는 모습. [사진 KOVO]

문성민의 강서브 비결은 무엇일까. 서브를 잘 넣기 위해선 고른 토스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문성민은 리듬체조 전 국가대표 신수지에게 토스를 배웠다. 리듬체조 볼 종목은 정확한 높이에 정확한 타이밍으로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한데 그 비결을 전수받은 것이다. 문성민은 남들보다 높은 최고 5m 높이로 토스를 올리는데 더 강한 힘을 실을 수 있다.

서브의 장인에겐 특별한 루틴이 있다. 먼저 유니폼 오른쪽 소매를 어깨 위로 걷은 뒤 엔드라인을 넘어가면서 볼보이가 건넨 공을 받는다. 공을 몸 정면에서 가볍게 머리 위로 던진 뒤 원바운드시켜 잡는다. 오른쪽 가슴으로 공을 튀기면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심판의 호각소리가 울리면 바닥에 공을 몇 번 튀긴 뒤 오른손을 쭉 내뻗는다. 그리고 공을 바닥에 한 번 튀긴 뒤 심호흡을 한다. 그 다음 공을 4~5m 높이로 토스한 뒤 점프해 내려친다. 문성민은 "서브위치까지의 걸음수나 호흡, 세밀한 동작까지 항상 똑같이 한다. 그렇게 해야 여유가 생기고 좋은 서브를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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