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표 직속 ‘스마트팩토리 지원센터’ 신설…5년간 1100억 쏟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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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스마트공장 지원센터’가 신설됐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직이다. 김종호 삼성전자 고문이 센터장을 맡았다. 김 센터장은 1983년 삼성전자 입사 후 무선사업부를 거쳐 글로벌기술센터장(사장), 글로벌품질혁신실 실장(사장) 등을 맡았다.

 스마트 공장은 제품 제조 과정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것이다. 예컨대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전체 공정을 한눈에 확인해 불량률을 낮추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공장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미국의 스마트공장 기술 수준(2017년)을 기준(100)으로 삼았을 때 한국은 83.4 수준이다. 유럽(98.9)이나 일본(97.1)에도 크게 뒤처진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새 조직을 신설하고, 센터장에 사장급 인물을 선임한데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중소기업 지원 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삼성은 중소기업 지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은 “정부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4.0’ 지원을 통해 25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구축하고 스마트 산업단지 10곳을 조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산업통상자원부 등 9개 부처는 13일 경남도청에서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를 열고 스마트공장으로 안전한 제조 일자리를 만들어 산업 재해를 30% 줄이고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10만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홍종학 중기벤처부 장관은 “그간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이는데 다소 소홀했는데 대대적으로 정부 명운을 걸고 (스마트화)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0월 중기벤처부‧중소기업중앙회와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중기벤처부는 각각 매년 100억원씩 5년간 총 1000억원을 해당 지원 사업에 쓸 계획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우수 제품 지원이나 기술 전시회 개최, 국내‧외 판로 개척 등에 추가로 100억원을 더 쓴다. 전문인력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제조현장 혁신, 공장 운영 시스템, 제조 자동화 분야에 특화된 150여 명의 임직원을 선발해 해당 중소기업에 상주하거나 상시 방문해 제조 기술을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가진 모든 문제를 스마트 팩토리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스마트공장 지원 TF’를 만든 후 3년간 1086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지원 사업을 벌여왔다. 삼성전자는 “이들 업체의 생산성이 56% 높아졌고 신규 매출 1조9000억, 일자리 4600개 창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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