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 목사의 입북과 북한에서의 행적에 대해 기독교계는「조국통일의 새로운 전기를 이루는 역사적 결단」으로 지지하는 단체와 「성직자의 직분을 벗어난 정치활동이며 그의 행동이 한국교회전체의 의사와 부합되는 양 잘못 알려지는 것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맞서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독교 단체들은 각각성명을 내는 한편, 앞으로 기도회 등을 열어 그들의 입장을 보다 분명히 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독교 각 교파의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KNCC)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유보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는『문 목사가 평양을 방문한 것은 현정권이 더 이상 민중적 통일논의와 자주적 교류운동을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하고 『현 정권의 물리력에 의해 봉쇄되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조국통일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목사가 소속한 교단인 기장의 남 신도회·여 신도회·청년회전국연합 등도 성명을 발표, 문 목사의 평양방문은 분단의 장벽을 헐고 민족이 하나되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 하심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고『문 목사의 사법조치는 부당한 처사며 법의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장로협의회·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한국 개신교단 협의회·한국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한국기독교교역자 협의회 등은 문 목사의 행동이 교회차원에서, 또 법적으로 심판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장로협의회는 『문익환 씨의 정치활동은 성경진리에 어긋나는 것이며 복음선교사역에 헌신하는 많은 성직자와 신도의 빈축을 사는 행위임을 밝힌다』는 성명을 냈다.
한국 개신교단 협의회는『모든 통일론은 다 선이라고 말한 문 목사의 성직과 신앙을 의심하며 문 목사의 이런 충격적인 말이 한국교회 전체의 발언이 아님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개신교단 협의회는 또『교인들은 무분별한 통일론에 대해 신앙 수호적 차원에서 대처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문 목사의 입북과 행적에 대해 실정법에 따른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또 정부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남북통일문제에 대해서는 남과 북의 국민과 정부 당국이 체계 있는 절차에 따른 대화와 이해·협조·합의에 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실천해 나가라고 요구했다.
이들 기독교단체들은 또 문 목사가 평양 봉수교회에서 부활절예배를 한데 대해 마치 북한에 많은 기독교인이 있는 것처럼 우리교인들이 생각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북한에서의 기독교 실상이 보다 뚜렷이 밝혀져야 하며 그러한 인식아래 북한기독교인과의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재걸 기자>임재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