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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 리듬' 깨려고 … 아데바요르 - 쿠바자 토고 투톱전술 애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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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9일(한국시간) 공개훈련에서 아데바요르가 족구를 하다가 헤딩으로 공을 넘기고 있다. [방겐 로이터=연합뉴스]

'아프리카 리듬을 깨라'.

본선 첫 상대인 토고를 깰 수 있는 비책이다.

오토 피스터 토고 감독과 피트 함베르크 토고 코치는 한국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가나전과 세네갈전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꺼낸다.

"가나전과 세네갈전 비디오를 아주 잘 봤다. 아무래도 한국은 아프리카 축구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김진규 등 한국 수비수들도 "아주 낯선 느낌"이라고 아프리카 팀을 상대한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함베르크 코치는 9일(한국시간) "한국과 토고는 아주 다른 특징과 장점을 지니고 있다. 어느 팀의 리듬으로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함베르크 코치는 가나전과 세네갈전에서 한국이 졸전을 펼친 이유로 바로 한국의 경기리듬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축구 리듬에 휘말렸다는 점을 꼽은 것이다.

실제로 곁에서 지켜본 아프리카 축구는 한국 축구와 커다란 차이가 있다. 한국 축구의 특징은 스피드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그리고 조직력이다. 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전개해 나가는 패스와 선수 개개인의 스피드는 세계 정상급 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한국이 좋은 경기를 펼칠 때면 마치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톱니바퀴를 보는 듯하다. 함베르크 코치는 이를 "매우 콜렉티브(collective.집단적.조직적이라는 의미)하다"고 표현했다. 한국팀은 마치 잘 훈련된 군대처럼 11명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반면 아프리카의 축구는 선수 개개인의 본능적인 감각, 즐기는 축구다. 같은 골을 넣더라도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골을 넣는 것을 더 기뻐하고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자연히 패스를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한국은 빠른 원터치 패스를 중시하지만 토고를 비롯한 아프리카 축구는 볼을 잡은 뒤 가벼운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 후 완벽한 찬스를 만드는 것에 능하다. 수비수를 앞에 둔 현란한 드리블과 몸동작은 아프리카 댄서들의 움직임처럼 예측불허다.

벌처럼 윙윙거리며 상대를 몰아붙이는 한국과 나비처럼 움직이다 한 방을 터뜨리는 토고와의 승패는 누가 먼저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경기 리듬을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방겐(독일)=이해준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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