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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선수는「도핑」에 안 걸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기관지「즈메나」폭로>
○…소련은 88서울올림픽 기간동안 극비로 자체약물검사실을 운영, 선수들의 공식약물검사에 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련 공산당중앙위원회청년연맹 기관지인『즈메나』(변혁)잡지는 22일 발행된 최근호에서『소련올림픽위원회는 서울올림픽 기간동안 인천 앞 바다에 정박중인 미하일 숄로호프호에 2백50만 달러 상당의 최기밀 약물검사실험실을 설치, 사전에 참가선수들의 약물복용여부를 검사했다』고 보도했다.
소련올림픽위원회는 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비 선수와 기자들에게는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했으며 여기서 채취된 자료는 모스크바로 보내져 최종검사를 받아 비밀암호통신문으로 팀 관계자에게 통보, 대회조직위의 약물검사에 발각되기보다는 경기출전을 금지시키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격주간지로 컬러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단지 한 선수만이 사전에 적발되었다고 보도했지만 더 많은 선수들이 도핑한 것을 시사했다.
『즈메나』지가 밝힌 선수는 역도 무제한급의「레오니트·타라넨코」(32)로 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유럽선수권 우승자. 이 잡지는 소련스포츠의 약물복용에 대해 아직까지 정확하게는 밝히지 않았지만 모든 종목 선수 중 29%정도가 약물검사에서 적발되었다는 비밀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다.
소련은 각종 중요국제대회에서 소련선수들이 초반에 훌륭한 성적을 거둔 후 갑자기 부상을 이유로 도중에 기권하도록 종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는 약물복용 검사에서 적발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즈메나』지는 86년 서독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투포환의「세르게이·스미르노프」, 단거리의「마리아·피니기니」가 예선을 통과한 후 부상을 이유로 기권하도록 종용받았는데 만약 우승할 경우 약물검사에서 발각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잡지는『코치나 의사·선수들이 이 같은 사실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은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질 경우 국가대표팀에서 쫓겨날 뿐 아니라 영원히 해외에 나 갈수 없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모스크바UPI=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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