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미투' 대책에도…교사 성 비위 여전?

학교 성추행 [연합뉴스TV]

교사들의 성(性) 비위로 '스쿨 미투'가 발생하자 교육 당국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광주시교육청은 4일 "교사들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A중학교 3학년 22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피해를 직접 보거나 목격했다고 진술한 학생은 30여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여학생 다리 위에 앉거나 얼굴, 엉덩이 등을 만지는 등 교사들의 불필요한 신체 접촉 피해를 호소한 학생이 상당수였다. 교복 치마가 짧다며 사진을 찍겠다고 위협한 교사도 있었다.

학교 측은 가해 교사로 지목된 4명을 학생과 분리 조치했다. 교육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해당 교사들을 불러 학생 진술의 진위를 가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교육청이 내놓은 성 비위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 광주에서는 교사 성 비위·추문이 잇따랐다. 앞서 학생들의 피해 신고로 두 고교에서 교사 19명과 17명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또 다른 고교에서는 교장이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으면서 해임됐다. 전직 기간제 교사는 고교생 제자와 성관계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고 성적까지 조작해준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7년을 구형받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0월 성 인식 개선팀을 신설하고 '성희롱·성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조성을 위한 성인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신고 채널 다양화, 성 비위 교사 교단에서 배제, 외부 기관 용역을 통한 실태조사, 성폭력 사안 처리 매뉴얼과 사례 보급 등이 핵심 내용이었다.

이번 A중학교에서 나온 피해 내용 중 상당수가 지난해에 발생하기는 했지만, 일부는 교육청 대책 발표 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장·교감 연수를 진행하고 해당 학교에서는 교사들을 대상으로도 교육했지만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며 "자신의 발언이나 행위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아직 못하는 교사들이 있는 것 같아 구체적 사례와 방법을 주입해 대책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