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로 새고, 대타 뛰고…中마라토너 258명의 꼼수 스케일

마라톤 현장(왼쪽)과 덤불 속을 빠져나오고 있는 중국 마라토너들(오른쪽) [웨이보 Schenzhen traffic police=YTN 캡처]

중국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에서 정규 코스를 위반한 채 지름길로 달린 선수 250여 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보통 전 세계 마라톤 대회에서 1~2명의 선수가 규정 위반으로 탈락하는 것과 달리 대규모의 선수가 부정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적발돼 이례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9일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5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258명의 부정행위가 뒤늦게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이번 대회는 매년 선전에서 열리는 하프마라톤대회로 전국에서 1만 6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서는 258명의 선수가 반환점 구간에서 부정행위를 했다.일부 선수들은 반환점을 약 1km 남겨두고 도로 옆 덤불로 빠졌다. 이들은 반환점까지 달려가 돌아오지 않고, 덤불 속에 난 지름길을 택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전체 21km 코스 중 약 2~3km를 덜 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대타 참가자 3명, 가짜 번호표를 달고 뛴 참가자 18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선수들의 부정행위는 현지 사진기자와 교통단속 카메라 등에 찍힌 내용이 뒤늦게 발견됐다.

주최 측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부정행위에 가담한 참가자들에게 대회 출전 영구 금지 또는 2년간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현지 매체들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하며 "스포츠 정신을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마라톤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부정행위 사례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이어지자 마라토너들의 스포츠 정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