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 유승민, "보수재건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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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성장률·GDP보다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럼 경제성장은 이렇게 곤두박질쳐도 괜찮은 건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장, 국가 그리고 정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뉴시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장, 국가 그리고 정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뉴시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시장, 국가 그리고 정치' 강연에서 "대통령은 한 나라를 경영하는 사람인데,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어쨌든 복지인데, 복지를 열심히 한다고 성장하는 건 허구이고 그것이 경제 프레임을 바꾼다고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가격규제,진입규제, 공급규제 하고 공무원 왕창 뽑아 일자리 직접 만드는 건 (더) 비효율적"이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을 거론하며 "20년, 50년 동안 지금처럼 경제성장을 무시하면 경제가 더 벼랑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경제성장이 안 되면 개인의 삶이 얼마나 파괴되는지 IMF 이후 21년 동안 국민이 겪었다. 보수·진보를 따질 게 아니라 성장을 해야 일자리도 생기고 복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유 의원은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5개월간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다. 따라서 이날 강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강연에서 “보수가 분열돼 있는데 어떻게 개혁하고 재건할 건가”라는 질문에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정체성 논란을 겪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과거 논란으로 싸우고 있다”며 “마음을 열고 자기를 내려놓고 보수재건을 이야기하면, 갈 길이 멀지만 분명히 할 수 있다. 필요한 때가 오면 제가 어떤 희생을 하더라도 보수가 다시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에서 거론되는 ‘반문연대’에 대해서는 “'반문'이 보수재건의 목표나 철학이 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야당으로서 정부 실정을 견제하기 위해 힘 합치자는 데는 반대할 사람이 없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국민이 실망했던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우리가 어떻게 실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보수 재건 방향"이라며 "정치인끼리 통합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보수가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강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유 의원은 “‘건전한 중도보수정당’이 안철수 전 대표와 당을 만들 때의 약속이었다. 그게 흔들린 게 국민의 신뢰·지지도를 갉아먹은 일”이라며 “보수재건에 대한 결심이 서면 언젠가는 당 안에서 (정체성에 대해) 분명 한번 짚고 넘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왼쪽)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중앙포토]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왼쪽)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중앙포토]

유 의원은 29일 연세대, 다음 달 7일 서울대 등에서도 강연을 한다.

이날 강연에는 바른미래당 유의동·지상욱 의원을 비롯해 구상찬·민현주 전 의원, 이지현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 권성주 전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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