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20주 맞은 대한항공|세계의 하늘 누비는 "10대 항공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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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한항공 (KAL)이 민영화 20주년을 맞이했다.
KAL은 69년 국내선과 한일 노선 뿐이던 대한항공 공사를 인수한 이래 현재 국내 11개 도시 15개 노선과 17개국 29개 도시에 취항, 하루 평균 국제선 45편, 국내선 1백60편 등 2백여편 (화물기 제외)을 운항하고 있는 세계 10대 항공사의 하나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우리 나라 민간 항공은 48년 신용욱씨 (62년 작고)가 대한국민 항공사를 창설하면서 첫 걸음이 시작됐다.
그러나 62년 대한항공 공사가 발족되면서 이에 편입됐고 60년부터 출범된 제2민항 한국 항공 (사장 조중훈)도 국영 항공과의 경쟁을 포기, 자진 폐업하면서 이후 69년까지 대한항공공사의 독점 체제가 계속됐다.
정부의 권유로 대한항공 공사를 인수, 숙원의 항공 운송 사업을 다시 할 수 있게된 조중훈씨 (70·대한항공 회장)는 민영 KAL로 조직을 개편하고 사세 확장을 추진, 현재는 B747기 20대, DCD기 5대 등 대형여객기 25대와 A300기 15대를 비롯해 소형기 34대 등 59대의 정기 취항기와 6대의 부정기 운송 경항공기 등 모두 65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해외 여행 자유화로 더욱 강해진 항공 산업의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8대의 대령·중형기를 추가 도입하며 삿포로·시드니·암스테르담·자카르타를 비롯, 북경·상해·모스크바·부다페스트 등 공산권 취항도 추진중이다.
대한항공은 이 밖에 항공기 정비 및 제작 설계 등 첨단 항공 산업 분야에도 진출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부산 김해 국제 공항 지역에 있는 정비 본부는 대형 점보기 2대를 동시에 주기 시킬 수 있는 초대형 격납고가 설치돼 있으며 민간 항공기 및 최첨단 전투기를 완전 분해·조립할 수 있어 아시아 지역 유일의 미군용기 종합 정비 기지로 지정 받을 정도.
또 전투기 제작 사업도 벌여 82년 초음속 전투기 F5제공호의 전방 동체 부분 생산에 성공했고 현재는 미 맥도널더글러스사에 국산화율 48%인 500E 민수용 헬기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미 제작에 성공한 1인승 경항공기 창공1, 2호에 이어 민항기 자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2000년대에는 한국형 전투기도 생산할 계획이다.
물론 대한항공의 이 같은 비약적 발전은 사실상 국영 항공사와 마찬가지의 독점 체제를 유지해준 정부와 국민의 온실 보호에 힘 얻은바 적지 않다.
따라서 성년을 맞은 이제는 그 성장의 과실을 국민과 국가 경제에 나눠 주어야하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야하며 이미 정부와 국민은 제2민항 아시아나를 허가해 그 같은 요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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