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응원가자, 베트남 암표값 20만원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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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임현동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임현동 기자

‘쌀딩크’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응원하기 위한 베트남 현지 열기가 뜨겁다. 암표값이 20만원으로 무려 10배나 뛰었다.

16일 말레이시아와 스즈키컵 2차전 #암표값 2만원서 10배 급등 #박카스와 고려인삼도 인기절정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9시30분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경기장 4만석은 모두 매진됐는데, 특히 지난 11일 현장판매분 9000장은 당일 오전 마감됐다. 표를 구하기 위해 베트남인들은 밤새 줄을 섰다.

소셜미디어에서는 40만동(2만원) 입장권이 10배 높은 400만동(20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현지에서 쌀국수 한그릇이 1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베트남 호찌민에는 대형스크린 8개가 설치돼 수만명이 길거리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 9월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 앞에서 축구팬들이 박 감독의 실물 크기 사진으로 만든 광고판을 배경을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 앞에서 축구팬들이 박 감독의 실물 크기 사진으로 만든 광고판을 배경을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스즈키컵은 1996년부터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동남아시아 축구대회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A조에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와 함께 속해 4강 진출을 노린다.

베트남은 지난 8일 라오스와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조1위로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후보 태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말레이시아를 잡아야한다. 그래서 베트남 팬들도 뜨거운 응원으로 힘을 실어주려한다.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 211개국 중 랭킹이 102위에 불과한 동남아시아 축구 약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베트남을 맡은 박항서 감독이 팀을 바꿔놓았다. 올해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을 이끌었다. 특히 선수들 발마사지를 직접해주는 ‘파파 리더십’을 발휘했다. 베트남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국민적 영우 대우를 받고 있다.

박항서 감독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박카스도 베트남에서 인기다.

박항서 감독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박카스도 베트남에서 인기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박항서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박 감독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동아제약 ‘박카스’는 출시 4개월 만에 280만 병이 팔렸다. 최근엔 한국 특산품 고려인삼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선수들이 체력증진을 위해 인삼을 먹은게 알려지면서, 인삼을 가공식품이 아니라 직접 달여먹기 위해 약탕기까지 등장했다. 박 감독 고향인 경남 산청 여행상품도 출시 예정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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