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자구목표 초과 달성…인력 감축 재검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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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가운데)은 15일 서울 남대문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인력 감축 계획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가운데)은 15일 서울 남대문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인력 감축 계획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올해 경영 정상화 목표를 초과 달성한 대우조선해양이 인력 감축 계획을 조정할 뜻을 밝혔다. 채권은행과 맺은 자구계획 대로면 현재 인력의 10%를 줄여 9000명 수준에 맞춰야 하지만, 이는 영업 실적에 비해 과도한 인원 감축이란 것이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15일 서울 남대문로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구계획에선 올해 7조5000억원,의 매출액을 가정하고 인력 감축 계획을 세웠지만, 올 연말까지 실제 매출액은 9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매출 규모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사장은 "앞으로 연 매출 7조~8조원 규모의 '작지만 단단한 조선사'로 경영할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줄면 이에 맞춰 인력도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 3분기 대우조선은 1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3분기 연속 흑자다. 누적 매출액도 6조779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는 9조원대 매출액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한국이 기술 우위가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잇따라 수주해 건조를 진행한 것이 한몫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셰일가스를 중국·동남아시아 등지로 공급하는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LNG선 제작 주문이 한국 조선소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향후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정 사장은 "생산성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고 원가 절감 노력으로 어떻게 든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흑자는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정부가 국내 조선사에 대한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우조선은 일본 조선소와 경쟁 관계에 있는 배를 제작하지 않는데도 WTO에 제소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산은 지원은 회사를 청산했을 때보다 계속 운영을 했을 때의 가치가 더 높다는 확실한 상업적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TO 협정상 문제 소지가 없었다는 의미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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