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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간다'던 실종 대학생, 그날 새벽 택시에서 내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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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군 실종 전단 캡처

조군 실종 전단 캡처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부근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행방이 7일째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가족과 친구 등 지인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을 통해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13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실종자 조모(19)씨의 고교 동창이라고 밝힌 박모씨가 “실종된 조군에 대한 효율적이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글을 올렸다.

박씨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8일 새벽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서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시간이 늦어지자 조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집에 들어오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조씨는 이에 오전 12시 8분쯤 “이제 집에 간다.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답변했다.

조씨는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한다. 조씨의 어머니는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택시를 타고 오겠다던 조씨는 귀가하지 않았다. 조씨의 어머니는 “전에도 학교 근처에서 잠을 자고 곧장 강의에 들어간 적이 있어 이날 오전 내내 연락을 기다렸으나 오후가 될 때까지 연락이 없었다”며 이날 오후 5시쯤 경찰에 실종신고했다.

경찰이 조사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조씨는 당시 오전 12시 18분쯤 불광사 인근에서 첫 번째 택시에 탑승했다. 택시 번호판은 확인되지 않았다. 조씨는 어떤 이유에선지 이 택시에서 다시 내렸고 오전 12시 55분 카카오택시앱으로 다른 택시를 호출했다. 두 번째 택시기사와 조씨가 2차례 통화한 기록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두 번째 택시기사와 연락을 취했다.

택시 기사는 “손님의 위치가 불광사로 찍혀 있었지만 그 곳에 손님이 없었다. 전화를 걸었더니 술에 취한 목소리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며 “2분쯤 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위치를 확인할 수 없어 끊었다”고 경찰 진술했다.

조군 실종 사건 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조군 실종 사건 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쓴 박씨는 “경찰의 위치 조회 결과 당시 마지막으로 통화한 위치는 석촌역 근처로 나온다”며 “석촌역은 친구(실종된 조씨)가 첫 번째 택시를 탔을 때 첫 번째 우회전 하는 곳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택시(번호)가 잡힐 만한 CCTV 위치가 있는 곳은 폐업한 카페였다. 화질이 나빠 어떠한 장면도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친구를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조씨 어머니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아들이 '친구 없이 살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평소 교우관계가 좋고 외향적이었다”며 조씨가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가출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조씨의 친구인 박씨도 “친구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아무 연락도 없이 사라질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안다. 주말에도 아르바이트를 나갈 예정이었다”며 “하루하루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실종 기간이 점점 길어져 사태가 위중해지고 있다”며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해당 청원글에는 14일 오전 7시 현재 15000여명이 동의했다.

조씨의 가족은 전단은 배포해 당시 목격자 혹은 조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 조씨는 신장 172cm 마른 체형으로 실종 당시 검은색 뿔테 안경을 착용했다. 복장은 검은색과 흰색 체크무늬 코트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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