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김동연·장하성 투톱, 효율성 떨어졌다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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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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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1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침체라는 단어를 쓰기엔 성급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침체 국면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 질의에 “경제가 하방압력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국제적인 시장 환경 등으로 볼 때 침체라거나 위기라는 표현을 쓸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외람되지만 제 식으로 표현하자면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경제 침체 단어 쓰긴 성급” #전임 장하성 발언보다 낙관적

이는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지난 4일 운영위에서 한 발언보다 더 낙관적인 견해여서 야당이 반발했다. 당시 장 전 실장은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표현은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면서도 “경기가 둔화됐다거나 침체됐다는 표현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그럼 마이너스가 돼야 위기라는 것이냐”며 “용어를 갖고 논쟁할 게 아니라 실제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제)의 준엄함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정부가 걱정하고 있다는 말씀을 확실히 드린다. 어떤 표현을 쓰든 정부가 준비하는 자세는 훨씬 엄중하게 준비해야 하고, 염려하시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전임 ‘경제 투톱’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 전 실장의 관계에 대한 질의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갈등설을 어떻게 봤느냐”는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의 질문에는 “(둘이) 분위기를 더 맞춰서 갈 수도 있지 않았나, 그런 걱정을 했다”고 답변했다.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자와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서는 “경제 운용에 있어선 경제부총리가 책임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경제팀을 교체한 것과 관련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게 질타가 쏟아졌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오늘 대통령이 자른 장관(김 부총리)이 국회에 와서 예산안 처리를 잘해 달라고 하는데, 뭘 믿고 예산을 처리해 주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경제팀 교체를 통한 일신이 필요하다고 보신 것”이라며 “현 정부에선 장관이 마지막 날까지 소임을 다하는 좋은 전통이 이미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181억원으로 책정된 내년도 청와대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도 김 원내대표는 “특활비 때문에 (전 정권에서) 감방에 몇 명이 가 있느냐”며 “국회가 특활비 예산 84%를 줄였는데 청와대가 하나도 안 줄인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특활비 예산은 이미 올해 가혹하게 삭감해 대통령 외교·안보 활동에서 연말에 상당히 압박감을 느낄 정도여서 더 줄이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귤 200t의 구입 비용(시가 4억~6억원으로 추산)에 대해 “전액 대통령 업무추진비로 (지불)할 예정으로 연말 소요에 대비해 아껴온 돈이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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