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이번엔 초등생 주사 맞다 사망 … 두 달 새 4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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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천의 한 병원에서 수액 주사(링거)를 맞던 초등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지역에서 주사를 맞던 환자가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네 번째다. 1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40분쯤 인천시 연수구 한 종합병원에서 감기와 장염 증세로 실려 온 A군(11)이 링거를 맞던 중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병원·연령·주사제 모두 달라 #경찰 “서로 연관성은 없는 듯”

A군은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복통을 호소해 다음날인 10일 오전 동네 소아청소년과에서 장염과 감기약 처방을 받았다. 그런데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A군의 부모는 11일 오후 1시쯤 A군을 데리고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A군이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황달 증세를 보이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차를 돌려 오후 3시쯤 해당 종합병원으로 갔다.

병원 측은 혈액검사 결과 염증 수치가 높게 나오자 A군에게 링거주사를 놓고 장염 치료제도 투여했다. 심전도검사 등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A군은 30여분 만에 경련과 발작 증세를 보이다 의식을 잃었다. 병원 측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평소 지병은 없었다고 한다”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병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병원 측에선 A군이 심장 근육 등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과 심내막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해당 병원을 상대로 의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두 달 사이에 인천지역에서 주사를 맞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경찰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사망한 환자들이 주사를 맞은 병원들이 모두 다르고 성별, 연령대도 상이해서다.

경찰은 숨진 이들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하고 해당 병원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환자들이 주사를 맞은 병원도 다르고 주사제도 동일한 것이 아니라 이들 사고에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사망자들의 병력 등을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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