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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충성 안 하나”…시의회 의장이 후배 의원 폭행 의혹

중앙일보

입력

김상득 밀양시의회 의장. [사진 밀양시의회 홈페이지]

김상득 밀양시의회 의장. [사진 밀양시의회 홈페이지]

김상득(52·자유한국당) 경남 밀양시의회 의장이 후배 시의원을 때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무권 밀양시의원. [사진 밀양시의회 홈페이지]

정무권 밀양시의원. [사진 밀양시의회 홈페이지]

12일 경찰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 9일 밀양시 직원 체육대회를 마치고 오후 9시 20분쯤 밀양에 있는 한 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정무권(45·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을 화장실로 불러 발로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린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장과 정 의원은 오후 7시께 1차 술자리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어 욕설이 오가는 언쟁을 벌이다 헤어졌다.

이후 동료 의원들은 자리를 옮긴 김 의장이 다른 의원들과 술을 마시던 주점으로 정 의원을 불렀다. 김 의장과 정 의원을 화해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런데 김 의장은 정 의원을 보자 화장실로 따로 불러내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이가 부러지는 등 상해 2주 진단을 받았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 의원은 “김 의장이 자신에게 충성맹세를 했는데 왜 충성 안 하냐고 따지며 욕을 해 시비가 붙었다”며 “지난 지방선거 당시 모교 체육대회를 마친 뒤 고등학교 선배인 김 의장을 찾아가 ‘당선되면 잘 따르고 보필 잘하겠다’고 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선 “(김 의장으로부터) 주먹으로 얼굴을 맞고 2~3분 후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연합뉴스에 “정 의원이 1차 술자리에서 말을 놓고 욕을 하더니 자리를 옮기고 나서 화장실로 불렀는데 계속 욕을 했다”며 “구석에 깔려 이 9개가 흔들릴 정도로 내가 두들겨 맞았으며 의원들끼리 이런 일을 일으켜 시민들께 면목이 없다”고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에 열린 임시회에 모두 불참했다. 김 의장과 정 의원 모두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김 의장과 정 의원을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화장실 벽면과 정 의원 옷에서 혈흔을 채취했으며 폐쇄회로TV(CCTV) 영상 분석 등 보강 조사를 한 후 김 의장에 대한 신병처리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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