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장애인 친구를 ‘인간 다리’ 삼아 밟고 개울 건넌 10대들

[사진 CBC 영상 캡처]

캐나다에서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장애인 친구의 등을 밟고 개울을 건너는 학생들의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캐나다 방송 CBC는 10일(현지시간) 최근 노바스코샤주에 위치한 글레이스 베이 고등학교 인근에서 찍힌 동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이 학교 9학년 학생인 브렛 코벳(14)이 개울 바닥에 엎드리자 한 여학생이 코벳의 등을 밟고 개울을 건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코벳을 ‘인간 다리’ 삼아 개울을 건넌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주변의 학생 수명은 이 여학생의 이 같은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코벳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으며 평소에도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벳은 “처음에는 그냥 ‘도전해보라’는 식이었다”며 “그러다 누가 날 개울로 밀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코벳 어머니 역시 “코벳이 들어가지 않으면 억지로 밀어서 빠트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주변에 그를 조롱하는 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코벳 엄마의 지인은 “이것보다 더 역겨운 건 보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코벳 등을 밟고 간 학생을 향해서는 “정말로 창피한 줄 알라”고 했다. 이 영상은 12일(한국시간) 오후 기준 페이스북에서 24만회 넘게 조회됐다.

논란이 일자 영상에 나오는 코벳 친구들은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코벳 가족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학교를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는 “이런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학교와 교육 당국 모두 부끄러워할 일”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도 영상에 나오는 학생들에 대한 처벌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