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고시원 화재, 출입구 봉쇄돼 대피 어려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고시원 화재사고 수습 현장[연합뉴스]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고시원 화재사고 수습 현장[연합뉴스]

9일 새벽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거센 불길 탓에 출입구 쪽이 봉쇄돼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이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현장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파악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전하며 이같이 전했다.

권혁민 종로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신고자와 목격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불은 고시원 3층 출입구 인근 호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3층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초 신고자는 출입구가 있는 301,302,303호에서 불길이 거셌다고 진술했다.

이어 "출동 지령 5분 만인 오전 5시5분 현장에 도착했을 때 화재가 심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면서 "새벽 시간이고 화재로 출입구가 막혀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3층 거주자와 달리 2층 거주자는 모두 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고시원 거주자는 대부분 생계형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지어진 해당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는 없었지만, 자동경보설비와 완강기는 설치되어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소방당국은 비상구로 쓰일 만한 주출입구는 1곳이었으나 완강기로 연결된 비상탈출구는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고시원에서 불이나 오전 9시 기준 6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 가운데 7명은 심정지 상태에 달해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등 상태가 위급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피해 규모가 크고 부상자 상당수가 50대인 만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상 3층 건물로 불은 3층에서 시작돼 오전 7시쯤 완전히 진화됐다. 1층은 일반음식점, 2~3층은 고시원으로 이뤄져있다. 2층에는 24명, 3층에는 26명이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상황판에 따르면, 사상자 18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2명은 모두 50~60대로, 72살 부상자도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