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절반의 승리’ 예상된 결과에 안도랠리...증시 전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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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거머쥔 절반의 승리, 그리고 절반의 패배.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미국 중간 선거는 이런 결과를 맺으며 마무리됐다. 미국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하는 구도로 결론 났다.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지 않은 미국 중간 선거 결과에 한국 증시는 안도 랠리를 이어갔다.

지난 3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환호하는 대중들. [AP=연합뉴스]

지난 3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환호하는 대중들. [AP=연합뉴스]

8일 코스피는 하루 전보다 31.28포인트(1.5%) 오르며 2109.97로 출발했다. 단숨에 2100선을 탈환했다. 이날 오후 1시 2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94포인트(1.49%) 상승한 2109.63로 거래 중이다. 오전 장 중 상승 폭을 키우며 2110선도 넘어섰다. 코스닥 역시 2%대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700선 탈환을 노리는 중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중간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현지 증시가 상승한 게 영향을 미쳤다. 그날 다우산업지수는 2.13%, 나스닥종합지수는 2.64%,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16% 오르는 등 각각 2%대의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 이외 다른 아시아 증시도 안도 랠리를 보였다. 8일 오후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2%대 안팎,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대 초반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거래 중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했던 대로 공화당이 상원,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며 양원 분리가 이뤄졌다”며 “결국은 시장이 가장 안도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졌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독주 체제 하에 고조됐던 정치적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는 한편 지난 2년간 증시를 끌어올렸던 경기 부양책 역시 일부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측면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중간선거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시장 변동성 완화와 함께 단기적 증시 모멘텀(반등 동력)으로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비는 남았다. 한국 증시를 다시 흔들 수 있는 ‘11월의 고비’는 더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미ㆍ중 정상회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가 걸려있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말 쇼핑 시즌 실적에 따른 경기 판단 등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이달 말 미ㆍ중 양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대중국 압박 수위 등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변화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표면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만족해하는 모습이지만, 일관성 없는 행보를 보였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미ㆍ중 무역 관계가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정도 기울기의 상승 추세라면 성급한 추격 매수보다는 천천히 기다리는 저점 매수 전략이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다”며 “변동성 확대 시 낙폭 과대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는 저점 매수 전략을 권한다”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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