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2.레알 소시에다드)가 22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4차전인 레알 사라고사와의 홈경기에 풀타임 출장했다.
이천수는 오른쪽과 왼쪽 날개를 오가며 날카로운 돌파와 패스를 보여줬으나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소시에다드는 니하트의 선제골과 데 파울라의 두 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김준한 마드리드 통신원을 통해 현지 소식을 알아본다.
레알 소시에다드와 레알 사라고사전은 올 시즌 이천수의 포지션을 예상하게 만든 중요한 경기였다.
'코바세비치-니하트-이천수'의 '트리덴테(Tridente.삼각편대)' 출현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전한 이천수는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 차례 결정적인 크로스를 날리며 좋은 출발을 했다.
특히 전반 13분 코바세비치의 머리에 거의 얹어준(?) 센터링은 골로 이어졌어야 했다. 후반 42분 이천수의 빠른 좌측 공간 침투에 이은 재치 있는 패스를 받은 니하트가 데 파울라에게 다시 연결, 골로 이어졌다.
비록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이천수의 돌파력과 넓은 시야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플레이였다.
이천수의 윙 포지션은 동료들의 장단점을 고려할 때 가장 좋은 포지션이다 (9월 4일자 본지 보도).
그 전조는 그동안 부상으로 인해 출전을 못하다가 지난 18일 올림피아코스(챔피언스리그)전에서 복귀한 니하트를 통해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이번 사라고사전은 그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21일 팀 연습 후 연 기자회견장에서 이천수는 현실적이고 현명한 대답으로 '영리한 축구선수'임을 증명했다. 이천수는 니하트와의 포지션 경쟁에 대해 질문받자 "나와 니하트 사이에 포지션 확보를 위한 경쟁의식 따위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그가 골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감독의 의중을 미리 파악한 이천수의 재치있는 대답이었다.
앞으로 이천수는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가며 윙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른쪽 윙 카르핑이 변수로 보인다. 그의 자질과 능력을 고려할 때 체력만 문제가 없다면 오른쪽 윙으로 계속 출전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천수는 자연스럽게 왼쪽 윙을 맡을 경우가 많아질 것 같다.
마드리드=김준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