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힐만, 린드블럼 저격 위해 좌타자 집중배치

중앙일보

입력

4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트레이 힐만 SK 감독. [뉴스1]

4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트레이 힐만 SK 감독. [뉴스1]

가을이 되자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 승부사로 변신했다.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최정을 빼고, 좌타자를 집중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SK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이날 선발투수는 SK 박종훈, 두산 조시 린드블럼이 나선다. 올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린드블럼은 정규시즌 SK 상대로는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08로 부진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박정권. 인천=양광삼 기자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박정권. 인천=양광삼 기자

힐만 감독은 경기 사전 인터뷰에서 3루수 최정을 선발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에서 입었던 부상 때문에 최정은 3루수와 지명타자를 오갔다. 3루수로는 주로 2루수로 나서던 강승호가 배치됐고, 2루수는 박승욱이 배치됐다. 박승욱은 2016년에 2루수로 21이닝, 올해 13이닝을 뛰었다. 강승호는 SK 이적 이후 3루수로 60이닝을 소화했다. 경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익숙한 포지션은 아니다. 힐만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둘은 경험이 있다. 강승호는 자신이 2루와 3루가 비슷하다고 말했고, 박승욱도 부상 복귀 이후 2루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SK 박승욱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한다. 양광삼 기자

SK 박승욱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한다. 양광삼 기자

SK가 내야에 변화를 준 건 좌타자를 최대한 많이 기용하기 위해서다. 린드블럼에 약했던 최정(26타수 3안타)이 빠지면서 박정권이 지명타자로 들어갔고, 우투좌타 박승욱이 2루수로 투입되면서 왼손타자 3명(2번 한동민-4번 박정권-8번 박승욱)을 활용하게 됐다.

힐만 감독은 미국 출신답게 지난해 부임 초기에는 안정적인 라인업을 많이 썼다. 하지만 일본 니혼햄 시절에도 변화무쌍한 전략을 통해 일본시리즈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기록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 앙헬 산체스를 과감하게 불펜으로 돌리고, 대타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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