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뒤흔든 5살 아이의 ‘자기소개서’

중앙일보

입력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5살 소년의 자기소개서(왼쪽) 오른쪽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는 이미지 사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연합뉴스, 프리큐레이션]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5살 소년의 자기소개서(왼쪽) 오른쪽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는 이미지 사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연합뉴스, 프리큐레이션]

중국에서 5살 아이의 자기소개서가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유치원 지원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자기소개서에는 5살 아이가 쌓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스펙이 담겼다. 이를 두고 중국의 조기 교육 열풍이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한 유명 블로거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5살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올렸다.

이 아이는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이 1만 권에 달하는 책과 영어책을 읽었고,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다녀온 여행지를 표시한 세계 지도를 첨부했다. 아울러 공부와 취미 활동을 비롯해 일주일 시간표, 영어와 중국어로 쓴 일기 등을 사진으로 찍어 붙였다.

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처럼 유명 사립 유치원이나 사립 초등학교 지원을 위해 5~7세 아이들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충족하고, 입학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

인터넷에는 '모범 자기소개서'가 올라오고 학부모들은 이를 내려받아 유치원, 초등학교 입시를 준비한다.

심지어 지난 4월에 올라온 6살 아이의 자기소개서에는 "생후 3개월부터 말을 배웠고, 3살 때부터 장기와 수영을 배웠습니다. 5살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2000자 이상의 한자를 알고 있습니다"고 적히기도 했다.

SCMP는 "중국 대도시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취를 위해 가능한 어린 시절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며 "상하이 시는 이러한 '자기소개서 열풍'을 우려해 지난 2월 사립학교 입학을 위한 자기소개서 접수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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