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을 공동발의한 이용주(50) 민주평화당 의원의 음주운전 적발 소식에 윤창호(22)씨의 아버지는 1일 “기가 막히다”고 했다.
"음주운전 폐해와 심각성 분명히 인지했을텐데…" #"검사 출신 이 의원은 아들이 가고 싶은 길 걸은 롤모델"
부산에 사는 아버지 윤기현(54)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음주운전의 폐해와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분명히 인지했을 텐데 어이가 없다”며 허탈해 했다.
특히 이 의원이 검사 출신 정치인이라는 얘기에 “아들이 걷고 싶은 길을 먼저 걸어온 분인데, 아들이 깨어나 이 소식을 들으면 크게 실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행정학과에 다니다가 입대한 윤창호씨는 지난 9월 휴가 중 음주운전 차에 치여 뇌사상태다. 로스쿨에 진학해 검사가 되고 국회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되는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아버지 윤기현씨는 음주운전의 심각성과 처벌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법(처벌)이 너무 약하다 보니 계속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경각심도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도 다시 한 번 여론이 환기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음주운전은 절대 해선 안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089%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창호법'에 대한 글과 함께 음주운전 처벌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윤창호씨 사례를 소개하며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고 표현했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살인죄’로 처벌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년 이상 유기징역이라는 초라한 법으로 처벌하고 있다”며 “국민적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윤창호씨의 친구들이 자신에게 보내온 감사 편지 사진도 글에 첨부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