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냉면이 넘어가냐" 발언 파장···정세현 "사과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9월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이 이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9월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이 이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이른바 '냉면' 발언에 대해 "명백한 잘못"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9월 있었던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 위원장이 남측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면박을 줬던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방북 기업인들에게 조속한 투자를 종용하면서 나온 말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인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가 뒤늦게 나오고 있다.

3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세현 장관은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뉴스1]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뉴스1]

또 "이 위원장이 최고 권력자에 대한 충성 맹세의 의미로 한 말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런 언행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이 위원장이 우리 남한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움직이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이런 발언을 들은 국내 기업 총수들도 대북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국내 여론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결례를 하는 경우가 몇차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북측 대표가 교체되기도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북측의 사과나 그에 걸맞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 협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의 북측 수석대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 협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의 북측 수석대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을 낳고 있기도 하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존심을 못 지키면 국가가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보다보다 험한 꼴을 다 본다"며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항의는커녕 남북 간에 속도를 내자는 뜻이라고 변명까지 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만 해도 북한 1년 예산의 일곱배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우리 알토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무뢰배 같은 작자들에게 희롱당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국민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하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 통일부장관은 이 사태에 대해 북측에 엄중히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연합뉴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연합뉴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