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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코이카 소장 매일 2시간 욕설…"그냥 죽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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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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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 파견된 한국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직원들이 현지 소장의 욕설에 집단 우울증과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극단적인 시도를 한 직원도 있었다. 30일 MBC 뉴스는 코이카의 내부감사 보고서를 토대로 몽골 코이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보도했다.

코이카는 대한민국의 대외 무상 협력 사업을 주관하는 정부출연기관으로, 봉사단을 파견하고 현지 정부와 협력하는 등 개발도상국을 돕는다. 코이카 현지 직원들은 대부분 수년간 일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계약직이다.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몽골소장 박모씨는 이 직원들에게 매일 한 번 이상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하고, 수첩을 던지거나 책상을 찼다. 한번 고성을 지르기 시작하면 2시간씩 이어졌다. 한 직원은 "주간 회의를 앞두고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뤄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엔 한 직원이 도로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하는 일도 있었다. 그는 극심한 우울증 진단을 받고 퇴사한 상태다.

직원들은 지난 2016년 이미 문제 제기를 한 상태다. 한 직원이 몽골 현지를 찾은 복무 점검팀과 상담했고, 작년 봄 또 다른 직원은 귀국 후 경영실장까지 찾아가 면담했다. 두 사람 모두 종양 등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을 앓았지만 아무 조치도 없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박 전 소장은 뒤늦게 이뤄진 감사에서 "직원들이 실수를 반복했을 때만 소리 질렀고 욕설은 혼잣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코이카는 박 전 소장에게 감봉 3개월의 경징계와 함께, 8년간 승진이 불가능한 보직 해임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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