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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폭행’ 전 직원, 서울 떠나 은둔 생활…“‘진정성’ 사과 꼭 원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뉴스타파는 양진호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뉴스타파]

30일 뉴스타파는 양진호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업체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뉴스타파 “해당 직원, #아이디 ‘양진호1’로 #댓글 단 이유로 폭행”

30일 뉴스타파는 양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8일 위디스크의 전 직원 A씨를 폭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양 회장은 수십명의 직원들이 지켜보는 사무실 안에서 A씨에게 욕설하며 손바닥으로 ‘퍽’ 소리가 날 정도로 뺨과 머리를 때렸다. 양 회장은 A씨를 향해 “이 XX놈아. 너가 전 대표님한테 욕을 해?” “니가 뭐했는지 몰라서 그래? XX야” “사과 똑바로 해. 너 살려면 똑바로 사과해. 진정성 있게. 죽을 줄 알아”라며 폭언을 하며 폭행했다. 무릎을 꿇고 A씨가 “죄송합니다”라고 해도 양 회장은 “똑바로 해! 큰 소리로!” “너 몇 살이야? 똑바로 말 안해? XX XX로구만” “그럼 뒤져(죽어). 이 XX놈아”라고 욕을 섞으며 소리쳤다.

뉴스타파는 A씨가 충격과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을 떠나 직종을 바꾸고 외딴섬에 은둔 생활 중이라고 전했다. A씨는 뉴스타파와 한 육성 인터뷰를 통해 “나와 같은 희생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터뷰에 응하기로 결심했다. 늦었지만 양 회장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꼭 받고 싶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위디스크 전직 개발자인 A씨는 2012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위디스크 운영사인 이지원인터넷서비스에서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했다. 이후 지난 2015년 4월 8일 새벽 위디스크 인터넷 사이트 고객게시판에 ‘양진호1’이라는 아이디로 “매사에 성실히 임하면 연봉 팍팍 올려주겠다”, “지금도 불철주야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 낮과 밤이 바뀌면서 일하지만 어디 가도 이만큼 돈 못 받는다” 등의 댓글을 장난삼아 달았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양 회장 측으로부터 “회사로 찾아와 사과하라”는 연락을 받았고 이날 사과를 위해 회사 사무실을 찾았다가 영상 속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A씨는 “별 생각없이 장난삼아 올린 글이었다”면서 “그 댓글이 그렇게 맞을 일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뉴스타파를 통해 말했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양 회장이 이런 폭행 영상을 찍게 지시하고,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전했다.

양진호 회장이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 직원을 폭행하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모습. [사진 뉴스타파 캡처]

양진호 회장이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 직원을 폭행하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모습. [사진 뉴스타파 캡처]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양 회장의 폭행 사건에 대해 기존 수사와 함께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양 회장이 위디스크가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것과 관련해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양 회장은 국내 웹하드 업계 1,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다.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 사범 특별 단속을 진행하며 영상물 유통 플랫폼인 웹하드 사업체들의 음란물 유통 혐의를 조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양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어 온 만큼 이번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병행 수사할 방침”이라며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사이버수사대가 음란물 유통 및 폭행사건을 모두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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