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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실적 또 신기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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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고점 논란’에도 반도체 호황이 3분기까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3분기 매출 11조, 영업이익 6조 #반도체 호황 속 거센 고점논란 #D램값 하락 조짐에 4분기 흐림

지난 3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은 1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다. 번 돈은 더 많다. 영업이익은 6조4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7%다. 당기순이익도 4조6922억원으로, 54% 늘었다.

지난 5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어난 17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전체 영업이익의 75%인 13조원을 반도체로 벌어들인 것으로 본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반도체 고점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다. 그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높은 가격이 형성돼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출하량이 늘고 있고 중국까지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나서면서 공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아직까지 D램 가격은 소폭 상승세를 그렸지만, 낸드 플래시 가격은 하락세가 시작됐다. 3분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 하락했고 D램은 1% 상승했다.

D램 비중이 큰 SK하이닉스는 주요 4차 산업 분야인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늘어나면서 서버용 D램 수요 증가 덕을 봤다.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5%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하락했지만, 출하량이 늘면서 수익에는 도움이 됐다. 3분기에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 수요 증가로 고속기억보조장치(SSD) 수요가 확대돼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19% 늘었다.

하지만 4분기는 만만치 않다. 3분기까지 소폭 상승한 D램 가격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D램익스체인지는 4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이 3분기 대비 5%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1~2% 낮은 가격이다.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 단가는 12%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세계적인 금리 상승 분위기 등 글로벌 변수가 많아 수요 증가세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가격이 하락해도 수요가 꾸준해 4분기까지는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급격히 성장한 서버용 수요는 불확실하지만, 인공지능 서버와 엣지컴퓨티 등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신규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어 중장기 서버 수요 성장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업계 통합 및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미세공정전환으로 인한 제한적인 공급증가와 시장의 양호한 수요로 제품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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