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동영 의원 "국토부 항공 주요부서 인하학원 출신 5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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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전경.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전경. [연합뉴스]

항공 대기업과 관련 정부부처 간 유착이 의심된다는 '항피아(항공 마피아)' 의혹이 불거졌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 주요 항공 관련 부서 공무원의 54%가 대한항공 오너 일가 소유의 정석인하학원 대학(인하대·한국항공대 등) 출신"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예정이다.

정동영 의원실, 19일 국감서 지적 #"항공안전정책과 85%가 동문" #"항피아 유착 여부 철저 조사해야"

국토위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토부 항공 관련 부서 13곳(비주류 부서 포함)의 공무원 168명 중 57명(33.9%)이 정석인하학원 대학 출신이다.

특히 각종 인·허가와 징계 결정 등 권한을 가진 핵심 부서(항공안전정책관실·항공안전정책과·항공운항과·항공기술과·항공교통과)로 좁혀 보면, 소속 공무원 78명 중 42명(53.8%)이 정석인하학원 대학 출신이다. 그중 21명은 대학원을 나왔는데, 대부분 재직 중 야간 대학원을 다녔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19일 현재 국토교통부 항공 관련 부서 내 정석인하학원 대학(인하대·한국항공대 등) 출신 공무원 수. [사진=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실]

19일 현재 국토교통부 항공 관련 부서 내 정석인하학원 대학(인하대·한국항공대 등) 출신 공무원 수. [사진=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실]

의원실은 "정석인하학원 대학 출신들이 학비의 90% 이상을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으로부터 지원받았다는 신빙성 있는 제보를 접수했다"며 "이 사실이 맞다면 해당 공무원들은 '대한항공 장학생'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대한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조사 및 행정처분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이나 이후 수사과정에서 무혐의 처분이 잇따른 배경에도 항피아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항공 정책을 펴려면 항공 분야에서 유명한 인하대나 항공대 등을 다니는 게 자연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의원실은 "국내에 항공 관련 학과를 가진 대학은 60개 가까이 된다"며 "그러나 국토부 공무원들은 유독 정석인하학원 대학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더욱이 인하대나 항공대 등에 다닌 항공 관련 부서 공무원 중 13명은 법학·경영학·행정학·건축공학·이학 등 항공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학문을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은 특히 김모 항공안전정책관의 학력(서울대 사회복지학·서울대학원 행정학 석사·UC버클리 정책학 석사·항공대학원 경영학 박사)을 지목하며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다가 왜 경영학 박사 과정 때는 명문대로 꼽히지 않는 항공대학원으로 진학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정부 부처 중 이런 식으로 공무원들의 학력이 특정 대학에 편중된 곳은 국토부뿐"이라며 "그동안 항피아들이 대한민국의 항공 정책을 좌지우지한 게 아닌지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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