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가치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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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프로 풋볼의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 소속)가 24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아시아계 미국인의 달 행사에 참석한 워드는 연설을 통해 "5월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달이고, 다음달은 흑인계 미국인의 달"이라며 "나는 두 문화의 장점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행운아라 할 수 있고, 진정으로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 김영희씨의 가르침을 소개했다. "어머니는 항상 내가 한국인의 혈통을 갖고 태어난 게 큰 행운이라는 걸 일깨워 줬고, (한국과 미국) 두가지 문화를 모두 가질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를 가르켜 줬다"고 했다. "내 아들에게도 이런 점이 그대로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어머니가 보여준 희생 정신, 겸손, 자긍심, 사랑 등의 한국적 가치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며 "지난달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국민이 환대를 해준 데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드는 이 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다른 일정이 있었던 부시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계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미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며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부시 대통령의 참모들과 백악관에 근무하는 한국계 혼혈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워드는 한국의 혼혈아를 위한 '도움의 손길 재단(Helping Hands Foundation.HHF)' 설립 취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워드는 최근 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혼혈아동들이 HHF 지원으로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뒤 한국으로 돌아가 혼혈아동을 돕도록 하는 게 나의 큰 목표"라고 밝혔다. 워드를 초청한 백악관 측은 HHF의 기금 모금을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피츠버그 언론이 보도했다. HHF는 한국의 혼혈아동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되는 장학 재단이다.

워드는 25일 어머니 김씨를 비롯한 가족과 다시 한국 방문 길에 올랐다. 그는 6박7일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HHF 설립을 위한 활동을 하며,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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