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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준플레오프 진출...KIA는 실책으로 자멸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KIA 타이거즈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넥센 샌즈, 투런포 포함 4타점 #KIA는 5회 실책 3개 저질러 자멸 #한화-넥센 19일부터 준플레이오프

넥센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10-6으로 역전승했다. 정규시즌 4위 넥센은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에 나서 한 경기 만에 승부를 끝냈다. 넥센은 오는 19일부터 정규시즌 3위 한화와 5전3선승의 준플레이오프를 벌인다.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넥센 선수들이 장정석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스1]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넥센 선수들이 장정석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스1]

넥센 타선은 경기 초 KIA 선발 양현종의 호투에 막혔다. 게다가 넥센은 정규시즌 잔여 경기가 적어 이번 달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넥센 타자들의 타격감은 예상보다 더 떨어져 있었다. KIA가 0-0이던 5회 초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로 달아날 때만 해도 넥센의 승산이 낮아 보였다.

그러나 5회 말 대반전이 일어났다. 넥센 선두타자 임병욱이 안타를 때리고 나가 추격의 불씨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김혜성의 스윙이 KIA 포수 김민식에 미트에 스쳐 타격방해 판정을 받았다. 무사 1·2루. 넥센 9번타자 김재현이 때린 타구를 KIA 유격수 황윤호가 잡아 1루로 던졌으나 비디오 판독 후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넥센 하위타선이 만든 무사 만루 위기는 양현종에게 큰 부담이었다. 정규시즌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3타수 2안타를 때린 1번타자 이정후를 인필드플라이(노아웃 또는 1아웃일 때, 주자 1·2루 또는 만루에서 내야 플라이를 자동아웃 선언)로 잡는가 했지만 김민식이 공을 놓쳤다. 인필드플라이가 바운드 됐다가 파울라인 밖으로 나가 김민식의 실책(타구는 파울)이 기록됐다. 기사회생한 이정후는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1-2로 쫓긴 양현종은 2번타자 서건창 타석 때 초구 폭투를 던져 추가점을 내줬다. 서건창이 때린 땅볼을 황윤호가 잡았으나 1루로 악송구, 김혜성이 홈을 밟아 2-2 동점이 됐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KIA 수비진이 기록한 실책은 3개(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다)였고, 기록되지 않은 실수는 더 있었다. 결국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임창용이 올라왔다.

넥센 외국인타자 샌즈는 유격수 앞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고, 황윤호가 이를 잡지 못하며 2루타가 됐다. 2·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넥센이 4-2로 역전했다. 이어 김하성의 적시타를 더해 넥센은 5-2로 달아났다.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지만 넥센은 KIA 수비진이 흔들리는 틈을 타 흐름을 되돌렸다.

KIA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6회 초 이범호의 투런홈런과 7회 초 나지완의 적시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5회 말 대혼란' 때 양현종과 임창용을 모두 소진한 탓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마운드의 힘이 떨어졌다. 넥센은 7회 말 이정후와 안타와 서건창의 2루타로 다시 앞섰고, 이어 샌즈의 투런홈런까지 터져 8-5로 달아났다. 이후 김하성의 2루타와 임병욱의 3루타를 묶어 9-5를 만들었다. KIA는 8회 초 이범호가 또 다시 솔로포를 날렸으나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넥센 이정후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7회 최형우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팅 캐치하고 있다. [뉴스1]

넥센 이정후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7회 최형우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팅 캐치하고 있다. [뉴스1]

넥센 선발투수 브리검은 KIA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을 5피안타 4실점으로 막았다. 샌즈는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을 몰아치며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올랐다.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 덕분에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 만에 끝냈다. 넥센은 이틀의 휴일을 확보했고, 투수력 소모도 크지 않아았다.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전망도 밝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KIA는 올해 '가을 잔치'를 하루 만에 끝냈다. 시즌 막판까지 롯데·삼성과 5위싸움을 벌인 KIA는 정규시즌 144경기 중 143경기째인 지난 12일 광주 롯데전 승리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모두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KIA는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웠다. 지난 3일 삼성전에서 오른 옆구리 부상(늑간근 미세손상)을 입어 정규시즌을 마친 양현종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와일드카드 1차전 등판을 자청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양현종은 4회 말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으나 마(魔)의 5회 말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의 포스트시즌 연속 무실점 기록도 20과3분의 1이닝에서 멈췄다.

김식·김효경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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