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베네수엘라 여권도 안 나와...PGA 선수 대회 참가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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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베가스. [AFP=연합뉴스]

조너선 베가스. [AFP=연합뉴스]

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조너선 베가스가 베네수엘라 여권 갱신이 안 돼 대회 출전이 좌절됐다.
베가스는 트위터에 “내 여권이 2개월 후에 만료되는데 불행하게도 내 나라에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 갱신이 안 된다. (대회 참가를 위해 도와줬던) CIMB 클래식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고 썼다.

베가스는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 참가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혼란한 상황 때문에 미국 밖 대회 참가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비자 문제 때문에 출전을 못 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대회 직전 비자를 받아 개막 45분 전에 대회에 도착했고, 빌린 골프클럽으로 경기했다.

PGA 투어는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CIMB 클래식을 시작으로 제주 CJ컵, 상하이 WGC-HSBC 챔피언스로 이어지는 아시안 스윙이 열린다. CIMB 클래식은 상금 700만 달러에 출전자는 78명으로 적고 컷탈락이 없으며 전세 비행기를 띄우기 때문에 선수로서는 비용이 들지 않고 상금을 딸 좋은 기회다. 그러나 베가스는 자국 사정 때문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베가스의 고국인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지난 1년간 소비자 물가가 50만% 올랐다고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올 연말까지 137만%, 내년에는 1천만%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는 또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18% 감소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엑소더스도 가속화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 등에 따르면 최근까지 브라질·콜롬비아 등 이웃 국가로 떠난 베네수엘라 주민은 인구의 7%인 230만명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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