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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초풍 베네수엘라···IMF "내년 물가상승률 1000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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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 공예 재료가 된 베네수엘라 지폐 볼리바르화. [AP=연합뉴스]

종이접기 공예 재료가 된 베네수엘라 지폐 볼리바르화. [AP=연합뉴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내년 물가상승률이 1천만%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펴낸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올 연말까지 137만%, 내년에는 1천만%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IMF가 올해 초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만3000%로 예상했다. 지난 7월에는 전망치를 100만%로 수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또 수정해 137만%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물가상승률 1천만%는 현대 경제사에서 거의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AFP통신은 1천만%라는 숫자에 대해 ‘지구 궤도를 벗어날 정도로 치솟는 수준’이라고 표현하면서 “보고서를 읽는 독자들이 혹시나 잘못 본 건 아닌지 하고 0을 다시 세어봐야 할 정도로 상상할 수 없는 숫자”라고 보도했다.

IMF는 올해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18% 감소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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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8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최악의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며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자국 통화를 95% 이상 평가절하하고, 최저임금은 60배 인상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에 따라 기존 볼리바르를 10만 대 1로 액면 절하한 ‘볼리바르 소베라노(최고 볼리바르)‘라는 이름의 새 통화를 도입했지만 경제 회복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고국을 등지는, 이른바 ‘베네수엘라 엑소더스’가 가속화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 등에 따르면 최근까지 브라질·콜롬비아 등 이웃 국가로 떠난 베네수엘라 주민은 230만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 3200만명의 약 7%에 해당한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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