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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만성 간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만성 간염이란 간염의 증상이나 간기능 검사상의 이상소견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간질환이다. 원인에 따라 B형과 비A비B형으로 나뉘고 조직검사소견에 의해서는 만성활동성과 지속성으로 구분된다. 이중에서 B형 만성활동성 간염의 경과가 가장 나쁜 편이다.
두 환자의 예를 통해 우리 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B형간염의 증상과 경과를 알아보자.
공무원인 A씨(43)는 2개월 전부터 이유를 알 수 없이 피로하고 이 증세가 점점 심해져 병원을 찾아왔다. A씨는 본인이 5년 전부터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임을 알고 있었으나 아무런 증상 없이 정상석인 생활을 영위해왔다. 그런데 2개월 전부터는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최근2주전부터는 특히 오후 퇴근 무렵에는 눕고 싶을 정도로 피곤해졌고, 소화불량증세가 동반되면서 가끔 소변이 진하게 나올 때도 있었다.
A씨의 어머니는 간경화증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었다. 두 번째 환자인 B씨(30)는 입사신체검사에서 우연히 B형 간염바이러스 양성으로 밝혀졌고 간기능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아왔다. 환자는 5년 전에 B형 급성간염을 앓은 적이 있었다.
만성 간염의 주요증상은 지속적인 피로감·권태·식욕부진·구역질·복부팽만감, 그리고 갑자기 술이 약해지는 것 등이다.
가끔 오른쪽 상복부 쪽에 무엇이 달러있는 것 같거나 뜨끔거림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불안감·위장기능장애 및 알콜성 간질환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만 가지고 자가진단을 해서는 안 된다. 반면 증상이 없다고 전혀 안심하는 것도 옳지 않으며 두 번째의 환자처럼 증상 없이 우연히 발건되는 경우도 많음을 알아야한다.
두 환자 모두 진찰소견과 여러 검사를 통해 B형 만성간염으로 확인되었다. 두 환자의 차이는 증상의 유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B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시기·결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A씨는 아마 간염환자였던 어머니로부터 출생 직후인 갓난아기 때 수직 감염됐을 것으로 생각되며, B씨는 성인이 된 후인 5년 전에 수평 감염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병의 경과에도 차이가 예상된다.
수직 감염된 A씨는 B씨에 비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이론적으로 가장 타당한 치료법은 원인바이러스인 B형 간염바이러스를 죽이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지만 불행하게도 현대의학으로서는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약제가 개발되어있지 않다. 그러므로 현재 가장 바람직한 치료법은 더 이상 병세의 진행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과로와 과음을 피하고 간에 부담을 주어 간염을 악화시키는 양약제나 한약제들을 피해 나가면서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영양을 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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