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악몽의 불기둥'···이런 위험 3곳 더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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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의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 #고양·판교·대전·천안에 #주유소 가기 전 유류 저장

대한송유관공사는 석유 에너지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전국에 걸쳐 송유관을 건설해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전남 여수와 울산의 정유공장에서 비축기지(저유소)를 연결하는 1200㎞에 달하는 송유관과 고양 등 4곳의 저유소, 송유관에 석유를 수송하는 시설인 12곳의 펌핑장을 운영한다.

그 중 고양 외에 판교·대전·천안에도 있는 저유소는 정유공장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을 송유관 등으로 운반해 유조차로 주유소 등에 공급, 소비자에게 소비되기 전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시설이다.

4곳 저유소와 송유관로에는 국내 경질유 소비의 6일간 사용분이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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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저유소는 기름을 저장해뒀다가 경기북부와 서울서부지역 등의 주유소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곳엔 휘발유와 경유 등의 유류 저장탱크 14기가 있으며, 유류가 아닌 기타 물질 저장용 탱크까지 합치면 총 20기다.

불이 난 탱크 1개의 규모는 지름 28.4m, 높이 8.5m로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510만ℓ다. 화재 당시에는 440만ℓ의 휘발유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 유조차 1대가 1만∼3만ℓ를 운반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조차 150∼400대 분량의 휘발유가 남아있던 셈이다.

소방당국은 많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고도 엄청난 화기 탓에 100m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탱크 아래에 설치된 배관을 통해 시간당 50만ℓ 휘발유를 빼내며 진화를 벌이고 있으며 탱크의 휘발유가 어느 정도 바닥을 드러내는 오후 5∼6시는 돼야 진화가 될 전망이다.

7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의 지하 탱크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불이 난 곳에는 총 4개의 지하 탱크가 있고 이 중 1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소방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뉴시스]

7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의 지하 탱크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불이 난 곳에는 총 4개의 지하 탱크가 있고 이 중 1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소방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뉴시스]

7일 서울 여의도에서 바라본 경기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휘발유 탱크 화재 현장의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뉴스1]

7일 서울 여의도에서 바라본 경기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휘발유 탱크 화재 현장의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뉴스1]

한편 이번 화재 관련 최준성 대한송유관공사 사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최 사장은 이날 오후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사무실에서 “불의의 화재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회사는 소방당국과 협조해 피해 없이 조기 진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진화를 위해 애써 주시는 조종목 소방청장과 소방관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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