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내셔널 크라운 첫날 2경기 모두 승리 단독 선두로

박성현의 티샷.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세계 여자골프 최강 한국이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첫 우승을 위한 길을 열었다. 한국은 4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장 벌어진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첫날 선두에 나섰다. 박성현-김인경이 대만의 캔디 쿵-포비 야오를 1홀 차로, 유소연-전인지도 테레사 류-수웨이링을 마지막 홀에서 2홀 차로 눌렀다.

한국은 1번 시드, 대만은 8번 시드였지만 두 매치 모두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긴장감 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었다. 박성현은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국이 달아나면 대만이 따라붙고 도망가면 또 쫓아왔다.

경기를 앞두고 국기게양식을 치르는 한국과 대만 선수들.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한국의 첫 조는 세계 랭킹 1위인 박성현이 특유의 공격적인 경기를 하고 허리 부상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인경이 주로 안전하게 파를 확보하는 작전을 썼다.

박성현은 다른 선수들과 40m 정도 차이가 나는 호쾌한 드라이브샷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263야드로 짧지만 함정이 많은 파 4인 14번 홀에서 1온에 성공, 7m 이글 퍼트를 넣는 장면이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박성현은 “연습라운드 때부터 이 홀에서 내가 먼저 티샷을 해서 1온을 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있었고 앞바람도 적당히 불어줘 거리도 맞았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면돗날 같은 쇼트게임으로 틈새를 막았다. 초반 뛰어난 샷을 날리며 2, 7, 8번 홀에서 승리에 기여했다. 후반 들어서는 박성현은 10번과 14번 홀 승리를 이끄는 등 경기를 주도했고 김인경도 13, 17, 18번 홀 등에서 중요한 클러치 퍼트를 넣었다. 특히 김인경의 마지막 홀 파 퍼트가 승리를 확정했다.

유소연(왼쪽)과 전인지.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유소연과 전인지는 팀워크가 환상적이었다. 경기 내내 자석처럼 붙어 다녔다. 퍼팅 라인을 읽을 때는 함께 상의했고, 둘의 캐디까지 함께 나섰다. 16번 홀에서 유소연이 버디 퍼트를 시도할 때 전인지는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3번 홀에서 테레사 루의 칩인 버디로 한 홀을 먼저 내준 유소연-전인지는 4번 홀에서 곧바로 유소연의 버디로 원점으로 돌렸다. 지루한 공방전이 펼쳐지던 분위기를 깬 건 파4 11번 홀 전인지의 퍼트였다. 어깨를 두드려주는 유소연의 격려를 받고 그린에 선 전인지는 홀에서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넣었다.

갤러리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14번 홀과 15번 홀에서 한 홀씩 주고받으면서 리드를 이어가던 유소연과 전인지는 파5 18번 홀에서 유소연의 버디 퍼트가 성공하면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유소연은 “우리 둘이 굉장히 빨리 친밀해졌다. 2016년 같이 경기한 것이 도움이 됐고. 투어 안에서도 인지가 언니들에게 잘 하는 성격이어서 평소 친하게 지낸다”라고 말했다. 대회 7승2패를 기록한 유소연은 “대만 선수가 스크램블링을 워낙 잘 해 어려웠는데 그래도 실수할 때 인지가 좋은 샷, 인지가 잘 안 될 때 내가 받춰져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인경과 박성현.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전인지는 “언니와 호흡도 잘 맞았고 의기소침해지려는 순간 팬들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힘이 났다”고 말했다.

한국과 같은 A조의 잉글랜드는 호주와의 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해 승점 3점을 기록했다. 호주가 승점 1점으로 3위, 대만은 0점으로 4위다. B조에서는 주타누간 자매가 활약한 태국이 승점 3점으로 1위, 미국과 스웨덴이 2점으로 공동 2위, 일본이 승점 1점으로 최하위로 밀렸다.

북상하는 태풍 때문에 4일 경기 시간이 변경됐다. 한국은 오전 8시35분, 50분에 경기를 시작한다.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토요일 예정이었던 예선 마지막 포볼 경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송도=성호준,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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