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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가문 자산관리부터 가업 승계까지 … ‘패밀리오피스’가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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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웰씨앤와이즈 코리아 ‘철강왕’으로 불린 미국의 자본가 앤드루 카네기는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카네기 가문 외에 다른 부유층에게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1975년 본격적인 사업화를 시작했다. 현재 140여 명의 대기업 CEO와 은퇴한 3명의 재무장관, 전직 대통령 1명을 포함한 2400여 명의 고객을 보유한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 가족의 자산을 투자하고 관리하는 회사)’의 세계적인 롤모델로 평가받는다. 요즘 국내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도 맞춤형 자산관리와 종합 가문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는 패밀리오피스가 주목받고 있다. 가문에 맞춰 자산을 투자하고 관리하는 ‘현대판 집사’를 소개한다.

여러 가문 관리해 비용 절감 #집안 간 네트워크 형성 효과 #국내 첫 수수료 기반 서비스

패밀리오피스는 18세기 말 유럽에서 로스차일드 가문이 집안의 업무와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프라이빗 뱅크를 설립한 것이 효시다. 이후 19세기 말 미국의 석유사업가 존 록펠러가 개인적인 업무와 자선사업 활동을 전문적으로 펼치기 위해 가문의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면서 지금의 패밀리오피스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유럽·미국 전통 명가에서 도입

패밀리오피스의 역할은 시대적인 흐름과 가문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다양하게 변화했다. 소규모 보조자 역할부터 집안 자산관리를 종합적으로 도와주는 전문회사이자 가족 자산을 투자하고 관리하는 일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세계 최대 규모 패밀리오피스협회인 ‘FOX(Family Office Exchange)’에 따르면 미국에서 5000여 개의 패밀리오피스가 운영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1만여 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금융권의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한 2011년 처음 등장했다. 삼성생명의 ‘삼성패밀리오피스’를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신영증권 등이 투자 일임이나 자문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삼성생명의 패밀리오피스 고객 수는 1200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 신영증권의 패밀리오피스 관련 수탁액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국내 패밀리오피스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 회계·법무·세무법인 등 다양한 기관과 제휴를 맺어 가업 승계, 후계자 양성, 자녀 교육, 사회공헌 등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외국에선 집안의 자산과 가치를 안정적으로 대대손손 물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국내에선 금융상품 판매나 가업 승계 서비스에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패밀리오피스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삼성생명은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 가문관리 서비스를 운영한다. 삼성생명은 올해 부산점을 개점해 서울에서 수도권 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부산·경남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영증권은 지난 6월부터 패밀리오피스 사업 강화에 나섰다. 기존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자산 배분과 상속 및 증여, 세금 관련 서비스를 보다 전문적으로 제공해 자산가의 재산이 사후 자녀들의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FOX 회원사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패밀리오피스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국내 유일의 수수료 기반 멀티 패밀리오피스인 ‘웰씨앤와이즈 코리아’가 대표적이다.

한 집안만을 위해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는 싱글 패밀리오피스는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이에 반해 다수의 가문을 관리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는 비용 부담을 줄이고 가문 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어 최근 자산가 사이에서 주목받는다. 실제로 미국의 대규모 멀티 패밀리오피스에는 2500여 개의 집안과 재단이 가입했다. 이를 통해 운용하는 자산 규모가 1400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본사를 둔 ‘웰씨앤와이즈 코리아’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FOX의 회원사다. 미국의 선진화된 플랫폼을 흡수해 국내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2015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기존 금융·증권사에서 운영하던 패밀리오피스와는 달리 특정 기관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인 활동을 추구한다. 국제 금융, 정부 관계, 기업 경영 및 교육 등의 분야에서 40년 이상 종사한 최고 전문가 11인으로 구성된 W&W 자문단이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가문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패밀리오피스의 본질적인 목적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태영 웰씨앤와이즈 코리아 대표는 “미국의 패밀리오피스 역시 초기에는 자산관리를 주목적으로 하다 점차 개념을 확대·발전시켜 가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고 집안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필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에서는 주로 금융상품 판매 및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운영돼 엄밀한 의미에서 관련 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웰씨앤와이즈 코리아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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